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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중국 공산당 붕괴,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2025년 10월 07일 오후 9:28
2021년 6월 30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전야에 베이징의 빌딩들이 조명 쇼로 화려하게 장식된 가운데, 하늘을 가로지르는 번개가 번쩍이자 시민들이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연합2021년 6월 30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전야에 베이징의 빌딩들이 조명 쇼로 화려하게 장식된 가운데, 하늘을 가로지르는 번개가 번쩍이자 시민들이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 Noel Celis/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 내부에서 정치·행정·사회 전반의 붕괴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심화될 경우, ▲부분적으로 개혁된 공산당 체제, ▲공산당이 완전히 사라진 중국, ▲또는 군벌화된 여러 지역 정부가 병존하는 ‘여러 개로 쪼개진 중국(many Chinas)’ 등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혼란이 중국 사회의 일부 부문이 여전히 눈부신 기술발전을 이루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성장과 붕괴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적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러한 현상은 1917년 제정 러시아의 붕괴 당시와 유사하다.

당시 러시아 사회의 한쪽은 빈곤과 좌절에 시달렸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세계 산업을 선도하는 성장 부문도 존재했다. 당시의 제1차 세계대전은 러시아 제정 정부의 최종 붕괴를 촉발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훗날 ‘혁명’으로 미화된 사건은 실제로는 전쟁이 낳은 국가적 해체 과정이었다.

이처럼 국가가 붕괴할 때는 종종 모순적인 현상이 동시에 수반된다. 한편에서는 성장과 희망이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적 불만과 정부의 마비 상태가 공존한다.

그리고 이러한 붕괴는 대개 국민의 기대가 한껏 부풀었다가 실현되지 못했거나, 변화가 너무 더디게 진행될 때 촉발되곤 한다. 그 촉발 요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의 사건은 체제 불안의 ‘결정적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월 말 현재, 베이징의 자금성 인근 중난하이에서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를 둘러싼 은밀하고 폭력적인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견상 평온하지만 정치 무대 뒤에서는 생존을 건 내부 세력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개인적 생존과 공산당 체제, 그리고 인민해방군(PLA)의 존속이 걸려 있다는 평가다.

당 지도부와 고위층 가족들 사이에서는 실종 또는 사망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9월 11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젊은 배우 위멍룽(于朦胧) 피살 의혹 사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공산당 중앙서기처 제1서기이자 중앙판공청 주임인 차이치가 은폐 공작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이치는 사실상 시진핑의 비서실장 격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사건이 권력 핵심 내부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의 전례 없는 사건 은폐 시도는 오히려 대중의 분노를 촉발시켜 거리 시위로 번지고 있으며, 동시에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의 균형을 한층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지는 내부 사건들이 이미 붕괴의 여러 ‘촉매제’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사건은 거리의 민심과 권력층의 균열이 직접 맞닿은 첫 사례로, 공산체제의 최종 붕괴를 앞당길 ‘결정적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실업, 기아, 환멸, 분노가 폭발하며 민중 시위와 약탈이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 거리에서는 생존을 건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을 더는 감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들어 실종·사망 사건들이 통계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민해방군(PLA)의 일부 부대들이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며, 당내 주요 파벌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베이징 인근 도시들에서는 무력 시위와 군 병력의 이동이 노골화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현재의 초점이 ‘군이 민중을 제압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군과 공안, 그리고 각 파벌 간의 충돌이 발생할 것인가’로 이동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사회 불안의 차원을 넘어, 공산당 지도부의 권력 주도권, 나아가 중화인민공화국 전체의 통치 구조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국제 분석가들은 이번 사태가 시진핑 주석의 완전한 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 주석은 이미 지난 1년간 사실상 고립된 상태로,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배제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 각국의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명확히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의 실각 혹은 공개적 굴욕이 10월 중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며, 그 이후에도 공산당 체제 자체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미 2007년 무렵부터, 2025년경에 중국 공산체제의 구조적 붕괴가 현실화될 징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황은 그 예측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10월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개최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과 남은 측근 세력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군부로부터 일정 부분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경우, 그 이후는 세력 간 유혈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 체제의 존속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국가의 붕괴는 결코 질서정연하지 않으며, 전적으로 합리적인 형태로 나타나지도 않는다. 대개는 오랜 세월에 걸친 고통스럽고 점진적인 부패와 침식의 과정을 거치다가, 마지막 순간이 어둠 속에서 갑자기 드러나는 것처럼 돌발적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혁명, 지도부의 붕괴, 혹은 내·외부의 군사행동을 통해 순식간에 현실로 다가오곤 한다.

1990~91년 소련의 붕괴 역시 되돌아보면, 오늘날 우리가 중국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체제 내 구조적 균열의 징후를 보여주고 있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에도 그랬듯, 소련의 해체는 대숙청의 억압적 문화가 완화되고,‘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으로 소련 국민들이 일시적 낙관론에 빠져 있던 시점에 일어났다.

비슷하게,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1789~1799) 역시 1799년 11월 9일 보나파르트의 쿠데타로 이어졌고, 이는 1804년 5월 18일 제1제정(First French Empire) 수립으로 귀결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심각한 사회적 모순과 파벌 간의 권력투쟁, 거리에서 폭발한 대중의 저항이 동시에 일어난 혼란의 시기였다.

베이징 권력의 핵심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 장유샤(張又俠) 인민해방군(PLA) 부주석이 새로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 정권의 종말이 과거 수백 년 동안 일어났던 이란 ‘혁명’을 비롯한 주요 정권 붕괴들보다 덜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들을 흔히 ‘혁명(revolution)’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정부가 마비되고 붕괴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지적한다.

즉, 고전적인 의미의 폭력적이고 이념 중심의 혁명이라기보다, 체제의 부패와 행정 실패가 누적된 끝에 터져 나온 국가적 붕괴 현상이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시진핑 체제의 붕괴가 ‘새로운 공산주의(혹은 유사 공산주의) 지도자’로의 원만한 권력 이양 과정이 되길 바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그렇게 된다면 1990~91년 소련에서 러시아로의 권력 전환보다 더 평화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소련 말기와 달리, 시진핑 체제하의 중국은 대규모 기아, 노숙, 실업 사태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위기가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다고 평가하는 분석이 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의 정부와 무역 관계자들은 중국 및 공산당 내부의 변화 과정을 외면하거나 정상적인 것으로 보도록 압력을 받아왔다는 지적도 있다. 그 결과, 중국 내 정치·경제 체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 국제사회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상황이 초래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곧 경제 전략과 국가안보 위험평가에서 중국 관련 시나리오가 구시대적이며 장기적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향후 중국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혼란, 그 혼란 속에서 나타날 중국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 그리고 그로 인해 도래할 ‘포스트 차이나(post-China)’ 시대의 국제적 파급 효과가 포함된다.

9월 말 현재, 중앙군사위 부주석 장유샤 상장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양도받아 체제를 안정시키는 핵심적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인민해방군 내부에서 여전히 일부 불만 세력과 이견이 존재한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이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방해할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시점에서 만약 중국 내부의 혼란이 심화될 경우, 대만에 대한 군사적 공격 시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러한 시도가 중국에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민해방군의 모든 전력을 투입한다 해도 대만 침공은 엄청난 비용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대만과 서방의 핵심 반도체 산업(특히 컴퓨터 칩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반(反)시진핑 세력은 중국 본토의 경제 안정을 되찾기 위해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노선’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진핑 체제 이후의 급격한 사회 재건을 위해서는, 단순한 실용주의로는 부족하며, 시장경제는 생산량 중심이 아닌 시장 주도형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덩샤오핑과 후계자들은 오랫동안 경제 성장을 산업 생산력과 산출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고, 그 결과 대규모 과잉생산이 초래되었다.

이는 결국 기업과 산업 전반의 붕괴를 불러왔으며, 중국이 원가 이하의 덤핑 상품을 해외에 대량 수출하면서 세계 시장 내에서의 갈등과 반감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안정적인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중국 경제의 회복이 설령 이루어진다 해도 매우 더딘 과정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 경우, 국내 사회 불안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동시에 대규모 인구 탈출(exodus)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혁명 직전 루이 15세가 남긴 말로 알려진 “내가 죽은 뒤엔 홍수가 밀려올 것이다(Après moi, le déluge)”라는 문장은 흔히 국가의 미래에 무관심한 냉소적 발언으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이 표현은 오늘날 시진핑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즉, “나 이후에는 혼란이 닥칠 것이다(After me, chaos will reign)”라는 의미다.

루이 15세와 시진핑은 모두 자신의 몰락을 자초한 통치자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체제와 국가에 대한 자신의 집착과 신념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는다.

오늘날 중국 내에서는 권력을 유지하거나 새로 장악하려는 파벌 간에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려는 세력과, 체제 붕괴를 막으려는 세력 간의 현실적 충돌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그레고리 코플리는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연구협회(International Strategic Studies Association) 회장이자, 군사·외교 전문 간행물 시리즈 ‘디펜스 앤 포린 어페어스(Defense & Foreign Affairs)’의 편집장입니다. 호주 출신인 그는 기업가이자 작가, 정부 자문가, 국방 분야 전문 편집인으로 활동해 왔으며, 호주 정부 훈장을 수훈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최신 저서이자 37번째 저작물인 ‘더 노블 스테이트(The Noble State): 타락한 시대의 통치 선택지’는 현대 사회에서의 국가 운영과 리더십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