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캐나다 퀘벡 주총리, 국회 연설에서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에 경고

2025년 10월 04일 오후 12:50
캐나다의 프랑수아 르고 퀘벡 주총리가 2024년 8월 20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퀘벡의 이민 정책 변경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 The Canadian Press/Ryan Remiorz캐나다의 프랑수아 르고 퀘벡 주총리가 2024년 8월 20일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퀘벡의 이민 정책 변경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 The Canadian Press/Ryan Remiorz

캐나다의 프랑수아 르고 퀘벡 주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 연설에서 퀘벡이 퀘벡의 가치를 약화시키려는 이슬람주의자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르고 총리는 9월 30일 연설에서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자신들의 가치를 강요하고 퀘벡 주민들의 가치에 도전하려 하고 있다”며 여성의 평등권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이 점에 대해서는 매우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는 퀘벡 여성들이 수십 년에 걸쳐 힘들게 쟁취한 자유를 누구에게도 침해당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퀘벡 연합당(CAQ)을 이끄는 르고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정부가 “우리의 공동 가치를 겨냥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민자들이 퀘벡에 ‘자산’이 되는 존재라고 평가하면서도 연방정부가 이민자 수를 조절해 국가의 수용 능력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퀘벡 주 정부는 주의 세속주의를 유지하려는 방침 아래 일부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이는 무슬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르고 총리는 앞서 2024년 12월 이슬람주의자들에게 퀘벡이 세속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공공장소 내 기도를 중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발언은 몬트리올의 공공장소에서 무슬림 단체들이 모여 기도회를 열고, 특히 한 단체가 도시 공원에서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를 기념한 사건 등을 계기로 나왔다.

‘이드 알 아드하’란 이슬람교의 희생제로, 무함마드의 순례를 기념하고 이브라힘(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아들을 바치려 했던 믿음을 기리는 축제다.

2025년 8월 퀘벡 주 정부는 가을 회기 중 공공장소에서의 기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무슬림 포럼은 성명을 통해 해당 제안에 우려를 표하며 “주 정부는 시민들의 기본권을 통제하려 들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일부 공립학교에서 무슬림 학생들이 교실과 복도에서 기도하는 등 이슬람 관행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베르나르 드랭빌 교육부 장관은 2024년 말 퀘벡 학교의 세속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퀘벡 주정부는 2019년 교사·판사·경찰관 등 공직자가 근무 중 종교 상징물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21번 법안(Bill 21)’을 도입한 바 있다. 이 법은 헌법적 도전에 대비해 ‘부칙조항(notwithstanding clause)’을 발동해 보호되고 있으며, 이 조항은 해당 법안에 대해 5년간 사법 심사를 제한하고 이후 갱신이 가능하다.

캐나다 대법원은 현재 21번 법안에 대한 헌법소원을 심리하기로 결정했으며 최근 연방정부는 이 사안에 대한 연방정부의 입장을 정리한 요약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해당 문서는 각 주 정부들이 반복적으로 부칙조항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헌법적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블록 퀘벡당은 연방정부가 퀘벡과 타 주의 헌법적 권한을 빼앗으려 한다며 해당 요약서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