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브라질 전 대통령 볼소나루 유죄 판결에 대응할 것”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9월 11일(이하 현지시간), 자이르 볼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미국은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022년 대선 패배 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볼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했다. 이로써 그는 브라질에서 쿠데타 시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루비오 장관은 볼소나루 유죄 판결을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하며,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 정부는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인권 유린자 알렉산드르 드 모라이스 대법관이 주도한 정치적 박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브라질 대법원의 일부 판사들이 부당하게 볼소나루 전 대통령을 투옥하기로 결정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 X에 글을 올렸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브라질 외교부가 강력히 반발했다. 외교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루비오 장관이 브라질의 권위를 공격했으며, 브라질 민주주의는 결코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루비오의 주장이 “볼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을 이끈 사실과 설득력 있는 증거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공격과 간섭 시도에 맞서 국가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 X에 올렸다.
앞서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다섯 명의 대법관 합의로 자이르 볼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쿠데타 미수 ▲무장 범죄 조직 가담 ▲민주적 법치 질서의 폭력적 전복 시도 ▲폭력으로 인한 피해 ▲국가 자산 및 문화재 훼손에 대한 심각한 위협 등 5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볼소나루 전 대통령은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볼소나루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 판사 중 한 명인 루이스 푹스 대법관은 자이르 볼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5가지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 의견을 냈다. 그는 검찰의 주장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9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럽고, 브라질에 매우 나쁜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소나루 전 대통령을 두고 “브라질의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소나루 전 대통령의 기소를 이유로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모라이스 대법관에게 비자 취소, 미국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고, 그의 법원 동료들 및 가족들의 비자를 취소했다.
미국 측은 이 조치가 “미국 내에서 보호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를 검열한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를 브라질 사법체계에 대한 간섭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관세 인상은 브라질의 경제 상호주의 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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