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자충수로 ‘희토류 독점 시대’ 종말 촉진

2025년 11월 06일 오후 8:50
2010년 9월 5일 중국 장쑤성 랸윈강의 한 항구에서 한 남성이 로더(적재기)를 운전하며 희토류가 포함된 원광석을 옮기고 있다.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2010년 9월 5일 중국 장쑤성 랸윈강의 한 항구에서 한 남성이 로더(적재기)를 운전하며 희토류가 포함된 원광석을 옮기고 있다.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은 희토류 독점을 이용해 미국의 군(軍), 컴퓨터 칩, 자동차 산업의 생존을 위협했다. 이는 오히려 중국의 희토류 독점 시대의 종말을 촉진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가 전략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서방 희토류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메커니즘을 설계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베이징의 희토류 수출 중단 위협이 “진정한 실수”였다고 말하며,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더 이상 희토류를 강압 도구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희토류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해 갖는 영향력이 12~24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자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만, 많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중국이 희토류 독점을 이용해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현 하버드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장담컨대, 중국의 독점적 지위가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국이 다른 공급원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빈센트 해리스 노스이스턴대 전기컴퓨터공학 교수는 중국이 희토류를 이용해 세계를 위협하는 것이 강력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위험한 상황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것은 포커 게임과 같다. 중국은 자신이 누리는 희토류 독점을 지정학적 도구로 사용해 왔다.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거나 할당제 시행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지난 10~20년 동안 이를 매우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유럽연합이나 미국을 너무 밀어붙이면 이들이 중국산 희토류의 대안을 찾을 것이고, 그러면 중국은 그 도구, 그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희토류를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는 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교훈

중국이 희토류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위협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과 충돌했고, 일본은 중국 어선 선장을 구금했다. 그러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일시 중단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당시 일본 산업계는 전기차를 제조하고 있었고 희토류가 시급히 필요했다.

해리스는 “일본인들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2011년, 2012년에 일본은 중국이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희토류 자석을 비축하기 위해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며 “그들은 이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비축, 재활용, 대체 기술 촉진 외에도 일본은 중국 밖의 희토류 프로젝트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며, 특히 중국 밖에서 가장 큰 희토류 생산업체인 호주의 라이너스 희토류에 집중 투자했다.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 및 원자재 정보 제공 업체 아거스 미디어(Argus Media)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중국 희토류에 대한 전반적 의존도는 양국 간 충돌 당시 90% 이상에서 60% 미만으로 감소했다.

해리스는 “유럽연합과 미국 자동차 산업계가 2010년과 2011년 일본의 이 교훈에 주목했다고 믿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중국이 희토류 독점을 상업적, 지정학적 목적을 위한 도구이자 무기로 사용하는 동일한 전술을 자동차 산업에 대해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유럽연합과 미국 자동차 산업계가 희토류의 대체 공급원이나 대체 해결책을 찾도록 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짓이다.”

해리스는 이어 “미국과 유럽이 그런 조치를 취하고 성공한다면, 중국은 사용할 카드가 없게 된다. 따라서 베이징은 이를 너무 밀어붙이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다시 희토류를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

10월 9일 중국 상무부는 2025년 제61호 공고를 발표하며 희토류와 영구자석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엄격한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 이 조치에 따라 미량이라도 중국 희토류 물질을 포함하거나 중국의 채굴, 가공, 자석 제조 기술을 사용해 생산된 자석을 수출하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분야에서 중국은 희토류 채굴의 약 70%, 분리 및 가공의 90%, 자석 제조의 93%를 차지하며 지배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중국의 희토류 통제 조치는 F-35 전투기, 버지니아급 및 컬럼비아급 잠수함, 토마호크 미사일, 레이더 시스템, 프레데터 드론, JDAM 시리즈 스마트 폭탄을 포함한 미국 국방 생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미국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

이 중요한 시점에 미국 정부는 불과 10일 만에 호주,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희토류 채굴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10월 20일 호주 총리의 백악관 방문 중, 미국과 호주는 희토류 및 기타 핵심 광물의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27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순방 중 트럼프는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과 핵심 광물 분야의 협력 강화와 산업 파트너십 촉진을 목표로 하는 3개의 새로운 협정을 발표했다.

서방 희토류 공급망을 유지하는 방법

해리스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능력이 있지만, 서방 공급망 유지의 주요 장애물은 서방과 중국 제품 간의 엄청난 가격 차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우리가 공개 시장에서 기업 대 기업으로 정면 대결할 때 우리 제품 비용은 중국산보다 100배 더 높을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냉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제품 간 엄청난 가격 차이는 희토류 채굴이 고도의 오염을 유발하는 특성 때문이다. 환경보호청은 미국 광산 기업들에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중국은 희토류 독점을 추구하면서 환경과 공중 보건을 희생시킨다.

해리스는 “1980년에서 1990년 사이에 매우, 매우 중요한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중국 본토에서 결과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희토류를 가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그것은 세계 최고의 자석을 만들기 위해 중국 본토의 환경 및 수자원의 피해와 파괴를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악마와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제조한 희토류 자석이 중국 자석보다 100배에서 500배 더 비쌀 수 있다고 추정한다.

국무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국무장관에게 킴벌리 프로세스를 사용해 희토류 제품을 추적하고 서방 기업들이 중국 희토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해 서방 공급망이 중국의 덤핑을 견딜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제안했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아프리카에서 노예 노동으로 채굴된 다이아몬드인 ‘블러드 다이아몬드’ 채굴의 결과로 확립되었다. 서방 국가들은 이러한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고, 거래하다 적발된 사람은 처벌을 받았다.

해리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의 광상에서 나온 다이아몬드는 원산지를 추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방사형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몽골의 희토류도 유사한 방사형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을 희토류의 원산지를 추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해리스는 서방 동맹국들이 자체적인 폐쇄적 공급망을 구축하고, 시스템에 가입하는 기업들이 100배 더 저렴하더라도 중국에서 생산된 희토류를 구매하지 않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리스는 “우리가 5개국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컨소시엄에 가입하려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더 높은 비용으로 무엇을 얻는가? 안보를 얻는다. 공급망의 안보를 갖게 되지만,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 7월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희토류를 채굴하는 미국 기업 MP 머티리얼스가 미국 정부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국방부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2가지 희토류에 대해 킬로그램당 최소 110달러의 구매 가격을 보장하며, 이는 현재 중국 시장 가격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