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경찰 ‘중국계 범죄조직’ 전국 일제 단속…13명 체포

“단순한 범죄단 아냐…외국 정부와 연계한 초국가적 마피아”
이탈리아 경찰이 전국 단위의 대대적인 작전으로 중국계 조직범죄 조직을 단속하고 13명을 체포했다. 당국은 이번 작전이 마약 밀매와 노동·성 착취, 자금 세탁 등 다양한 불법 활동에 연루된 조직에 “이중의 타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내무부는 자국 경찰이 밀라노, 로마, 피렌체, 프라토, 카타니아를 포함한 25개 도시와 지역에서 중국인 조직범죄단 소탕작전을 동시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직범죄 수사 책임자인 안드레아 올리바데세는 “중국계 조직이 마피아식 위협과 지역 통제를 기반으로 불법 활동을 벌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국계 조직은 최소한 1900여 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수백 곳의 상점 등을 통해 불법 노동과 성매매, 위조 상품 유통, 마약 거래, 국제 자금 세탁 등의 범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작전을 통해 현지에서 ‘샤부(shabu)’로 불리는 불법 약물인 크리스탈 메스암페타민 550g(약 5500회분)과 함께 무기 및 현금 등을 압수했으며, 체포된 13명을 제외한 31명을 사법당국에 송치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 중국계 조직은 중국 내에서 같은 지역 출신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국계 이민자들을 주된 범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탈리아 마피아와 유사하게 협박과 폭력을 동원해 자신들이 활동하는 지역을 지배하려 하며, 이 과정에서 조직 간 영역 다툼을 일으키기도 한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마피아의 활동은 단순한 지역 범죄가 아니라,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을 움직이며 경제에 침투하는 초국가적 범죄 현실”이라며 “이번 작전은 국가 경제의 건강성과 선량한 시민을 지키기 위한 수사당국의 모범적 전문성과 결단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단속은 이탈리아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이뤄졌다.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2022년 보고서에서 중국공산당 당국의 비밀 해외경찰서를 폭로하며, 이 시설이 가장 많이 설치된 국가로 이탈리아를 지목한 바 있다.
의회 산하 마피아 방지위원회는 최근 조사 범위를 확대해 중국 조직범죄와 중국 공산당 간의 연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주세페 모라비토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대학재단 이사장은 “유럽 내 중국 조직은 국가와 연계된 세력과 공생하며, 조직범죄와 외국의 영향력 행사가 혼재된 형태로 운영된다”고 분석했다. 중국계 조직범죄단이 중국공산당 정부기관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단속은 유럽 내 중국계 지하 금융망이 위조 상품과 성매매, 탈세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중국으로 송금해 온 정황에 대한 장기간 수사 끝에 이뤄졌다.
한편, 미국에서도 중국 외교관과 범죄조직의 연계 정황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중국계 조직이 멕시코 카르텔에 펜타닐 원료를 공급해 온 실태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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