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달걀 반쪽에서 찾은 자유의 의미”…中 감옥서 1000일 보낸 정치범의 성찰

2025년 09월 08일 오후 7:50
중국 공산당에 의해 수감됐다 석방된 정치범이자 언론인 청레이가 2025년 6월 16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 AAP Image/Hilary Ward중국 공산당에 의해 수감됐다 석방된 정치범이자 언론인 청레이가 2025년 6월 16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 AAP Image/Hilary Ward

중국에서 1154일간의 수감 생활을 경험한 언론인 청레이는 이제 스카이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 같은 모험은 물론 단순히 손에 달걀 하나를 쥐는 순간조차도 자유의 의미를 온전히 음미한다고 말한다.

청레이는 또 동포들에게 전할 메시지도 있다고 했다. 호주에서의 안락한 생활은 고통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가리는 장막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9월 4일(현지 시간) 호주 브리즈번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그렇게 적은 것으로 1154일을 어떻게 버티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며 “결국 우리가 거의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리피스 아시아연구소와 함께한 자신의 책 ‘청레이, 자유에 관한 회고록(Cheng Lei, A Memoir of Freedom)’ 출간 행사에서 “현대 생활은 사실 우리를 너무 게으르게 만들도록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즐겁게만 느껴질 때는 작은 부족함조차도 끔찍하게 느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그녀는 2020년 중국 공산당에 의해 구금됐다. 이는 당시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이후 호주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중국이 취한 조치의 일환이었다.

중국 공산당에 의해 수감됐다 풀려난 정치범이자 언론인 청레이가 2025년 9월 4일 호주 브리즈번 현대미술관에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 Daniel Y. Teng/The Epoch Times

중국 공산당은 청레이가 구금된 때와 같은 해 한 해 동안 쇠고기, 목재, 보리, 와인 등 호주산 수출품에 대해 일련의 자의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가했다.

10세 때 호주로 이주한 호주 이주민 청레이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국영 영문 방송사인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에서 뉴스앵커로 활동했다.

그녀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범죄 활동을 수행했다’는 명목으로 구금됐다. 또한 정부 보도자료를 동료 기자에게 단 7분 일찍 전달했다는 이유로 보도 금지 조치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청레이는 이후 ‘지정 장소 주거 감시(RSDL·Residential Surveillance at a Designated Location)’란 명목 아래 6개월간 구금된 뒤 2021년 2월 ‘국가기밀 해외 불법 제공 혐의’로 공식 체포됐다.

RSDL 구금은 하루 13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했고 두 명의 경비원이 상시 감시하는 가운데 얼굴을 긁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허락을 받아야 했으며, 그마저도 감시당하는 상황에서 해야 했다.

중국 공산당은 호주 정부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진 끝에 2023년 청레이의 석방을 허용했다.

달걀과 고통의 교훈

청레이는 구금 당시 목요일이 한 주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회상했다. 그 이유는 구치소 측이 그날만큼은 평소 부족한 식사를 보충해 삶은 달걀 하나씩을 배급했기 때문이다. 수감자들은 늘 굶주려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우리가 식사하러 가기도 전에 문이 열렸는데 달걀이 없었다.”

“우리는 크게 실망했고, ‘왜 이런 걸까? 우리가 잘못 행동했나? 웃음을 너무 크게 터뜨린 탓일까?’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문이 열리더니 ‘달걀 두 개가 남았다’고 했다. 그러자 달걀 두 개를 반으로 잘라 네 명이 각각 반쪽씩 나눠 가졌다. 그 순간 우리의 기분은 순식간에 고양됐다.”

청레이는 이 사건이 자신에게 깊이 남아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일상에서 누리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는지 곱씹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구금 생활 동안 자신에게 35개의 자의적인 ‘규칙’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가 누리는 편안함과 자유 속의 삶에서는 수많은 ‘달걀’을 언제든 당연하게 누릴 수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며 “진정한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달걀을 몇 개 잃어야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청레이는 또한 수감 생활 중 요가를 시작했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는 운동이란 점에서 매력을 느꼈지만 호흡법으로 고통을 버텨내야 하는 만큼 수행 과정은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통의 장벽을 넘어서면 황홀감에 가까운 기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종종 행복만을 좇고 고통은 피하려고 하지만 사실 고통과 좌절, 기쁨과 권태를 포함해 우리가 겪는 모든 경험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때 더 깊은 평온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레이는 구금 생활 동안 300권의 책을 읽기도 했다.

그는 “정말,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자유를 잃고 나니 그 소중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더라”라고 했다.

이어 “자유는 인간성의 표현이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이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허비한다. 자유를 최대한 활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청레이는 현재 스카이다이빙을 체험하고 있으며,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취득했다. 또한 남·북아메리카와 유럽을 여행했고, 곧 아프리카 여행도 갈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는 자유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 그리고 업보

청레이는 자신의 과거 삶을 되돌아보며 여전히 중국 공산당과 관여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그녀는 특히 홍콩 최종심 법원에 여전히 재직 중인 호주인 판사 세 명을 지적하며 이들이 중국 공산당에 ‘간접적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들 호주 판사들이 중국 공산당 세뇌에 너무 물들어 끔찍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 호주인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청레이는 밝혔다.

또한 청레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홍콩에서 여전히 활동하는 CNBC 전 동료들을 볼 때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들이 홍콩 비즈니스와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그녀는 “우리 모두에게는 목소리가 있고, 역할이 있으며, 업보도 따른다”고 덧붙였다.

청레이의 회고록은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