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서 숙청 또는 혁명 일어나는 듯…그런 일 용납한 채 사업 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서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약 2시간 앞둔 이날 오전 9시 20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며 “그런 일을 용납한 채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We can’t have that and do business there)”고 적었다.
이어 그는 “오늘 백악관에서 새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숙청 혹은 혁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글은 게시 2시간 만에 댓글 4천 개 이상이 달리며 폭발적 반응을 얻었고, 다른 게시물보다 두 배 이상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상회담 직전 나온 이 같은 발언이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통령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으로, 한미 간 무역협정 개정안이 타결된 지 불과 3주 만에 성사됐다.
앞서 지난 7월 30일 양국은 새로운 무역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에 따라 한국은 대미 수출품에 15% 관세를 적용받게 됐으나, 미국산 제품은 한국 시장에 무관세로 진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한국은 자동차, 트럭, 농산물을 포함해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숙청 혹은 혁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SNS 게시물 | 트루스소셜 화면 캡처
또한 합의안에는 한국이 미국 내 자산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에너지 제품 1,0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도 제안했다. 한화와 HD현대 등 국내 조선 대기업들은 이미 미국 조선소 인수·합작 계약을 통해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조선업 협력을 주요 관심사로 꼽아왔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투자 외에도 안보 동맹 현대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의제에는 ▲북한 핵 위협 대응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번 논의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나아가 대만 유사시 대응까지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한국에는 약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 확대를 거듭 요구해왔다. 그는 동맹국들의 국방비를 GDP 대비 5%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의 국방비는 현재 GDP 대비 3.5% 수준이다.
이번 회담은 한미 연합훈련 ‘을지 프리덤 실드’(UFS) 기간 중 열려, 양국 정상의 대북 경고 메시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전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도발적 표현을 쓴 배경에 대해 “한국 정치 상황을 빌미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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