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일부 국가 상영 중단…다큐 ‘국유장기’, 글로벌 호평 성과

中 공산당 ‘강제 장기적출’ 다룬 실화 기반 다큐
韓·英·伊·말레이서 상영 좌절… 中 외교·경제 압력 의혹
美·대만 등 8개국 공개… “활발한 사회적 논의 촉발”
다큐멘터리 영화 ‘국유장기(State Organs)’가 중국 공산당의 압력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상영이 무산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 세계 8개국에서 성공적으로 상영되며 국제적 파장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중국의 초국가적 탄압’ 포럼에서 제작자 신디 쑹(Cindy Song)은 “한국, 영국,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상영이 방해받았다”며 “이는 중국의 외교적 압박, 경제적 위협, 정치인 회유와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 상영 하루 전 전격 취소…영국·이탈리아도 불발
‘국유장기’는 지난 5월 말 서울에서 열린 제5회 국제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GV가 “중국과의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상영을 거부했다.
이후 메가박스로 상영관을 옮겨 예매 매진까지 기록했지만, 상영 하루 전 극장이 돌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1월 한 배급사가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협력을 철회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배급사 역시 “작품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현지 방송사들이 파룬궁 박해 관련 다큐멘터리를 거부해 왔다”며 상영을 포기했다.
올해 1월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이 다큐멘터리 상영은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국왕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게 아들의 간 이식 수술을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는 사실이다.
말레이 국왕의 아들은 2014년 말 4기 간암 진단을 받고 같은 해 12월 중국 광둥성 중산대학 제1부속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1년 뒤 사망한 바 있다.
미국·대만서 호평…의회 청사 영화제서도 상영
반면, ‘국유장기’는 미국과 대만을 비롯해 총 8개국에서 상영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미국 의회 하원 청사에서 열린 영화제에서도 공개됐으며, 대만에서는 1년 넘게 상영돼 사실상 ‘국민적 화제작’으로 자리 잡았다.
대만 각지에서는 상영관과 배급사에 폭탄 테러 협박이 가해졌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직접 나서 지지를 선언했다. 영화 관람을 계기로 중국의 강제 장기적출을 규탄하는 시위도 이어졌다.
‘국유장기’는 두 가족의 잃어버린 가족 구성원 찾기 여정을 따라가며 중국 내 거대 불법 장기이식 산업을 폭로한다. 제작자 쑹은 “이번 상영 방해는 중국의 보이지 않는 탄압 방식—외교적 협박, 경제적 압박, 언론 영향력, 심지어 장기이식을 통한 정치인 회유—의 단면”이라고 말했다.
다큐 제목 ‘국유장기’는 중국 특유의 ‘국유기업’ 개념에 빗대, 개인의 장기(심장·간·안구·신장 등)마저 국가 권력에 의해 언제든 강제로 수탈될 수 있음을 함축한다. 중국 공산당 정권은 반체제 인사, 소수민족, 종교·신앙인을 대상으로 강제 장기적출을 벌여왔다는 사실이 여러 인권 단체를 통해 폭로됐으며, 특히 파룬궁 수련자들이 가장 심각한 피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 다큐와 관련한 보도·평론은 전 세계적으로 500편을 넘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는 중국어 게시물 조회수가 2천만 회를 돌파하는 등 폭넓은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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