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유장기’ 한국 개봉…관객들 “진실에 충격과 공감”

10월 16일 저녁,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 실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국유장기(State Organs)’가 경기도 용인시의 한 극장에서 처음으로 정식 상영됐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적출을 여전히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많은 이들이 인권과 양심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며 “더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7년에 걸쳐 제작된 ‘국유장기’는 실종된 두 청년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중국 내 장기적출 산업의 실상을 추적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이미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대만 등지에서 상영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5월 말에는 제5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SLIFF)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국내 극장 개봉이 예정돼 있었으나, 상영을 예정했던 CGV 측이 “중국 내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돌연 상영 취소를 통보했다.
주최 측이 긴급히 대체 상영관으로 섭외한 메가박스 동대문점 역시 개막식 하루 전날 밤, 사전 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상영 취소를 통보하고 관련 영화 정보를 전부 삭제했다.
이에 영화제 주최 측은 극장 측의 조치에 강하게 항의하며 상영 취소 사유 공개와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결국 ‘국유장기’는 영화제 개막식과 일부 교회, 예술센터 상영관에서만 제한적으로 상영될 수밖에 없었다.
10월 16일, 한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경기도 용인시의 한 극장을 대관해 다큐멘터리 ‘국유장기’ 특별 상영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앞서 잇따른 상영 취소와 대관 거부 사례를 의식해 “외부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상영관 정보는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진실에 충격… 더 널리 알려져야”
이날 상영회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한 교회 집사는 “지하철역 앞에서 노란 옷을 입은 파룬궁 수련자들을 본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들을 오해하고 있었다”며 “영화를 보며 흩어진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이런 극심한 박해를 받으면서도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 “내가 과거에 봤던 장면들이 바로 ‘강제 장기적출’의 진실을 알리려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영화 속 장면들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중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언젠가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은 사람이 한국에 많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설마 그런 일이 있겠나’ 하는 생각에서 깨어나고 있다. 영화를 보고서야 이것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자녀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한 남성은 “국회 근처에서 일하는데, 점심시간마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적출을 규탄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며 “그땐 그런 일이 이미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국유장기’를 보고 그 참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은 “이런 일이 앞으로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이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이런 현실을 알고, 어릴 때부터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친구의 권유로 ‘국유장기’를 관람한 한 직장 여성은 눈시울을 붉히며 “중국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에 대해 어렴풋이 들은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 영화를 통해 직접 보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동안 이런 주제의 내용은 일부러 외면해 왔지만,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이 영화는 모든 한국인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며 “중공(中共)과 중국 국민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중국에서는 약 30만 명이 이름도, 권리도 없이 구금돼 사라지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도 이와 유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용인시의 한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사, 학생 등 21명이 함께 관람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학부모의 소개로 이 영화를 알게 됐다”며 “중국의 장기이식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다.
영화에는 잔혹한 장면이 없었지만, 보여주는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침묵은 곧 방관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이런 비극은 절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기를 바라며, 이런 영화를 만들어 준 제작진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함께 관람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중국공산당이 인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이익만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인권과 장기를 빼앗고 있다는 사실이었다”며 “이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강제 장기적출’이 단순히 끔찍한 범죄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 일로 희생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공이 진실을 은폐하려 애쓰는 장면을 보며 정말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 학생은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한 피해자 가족의 말을 꼽았다. “혼자서 온 세상과 싸우는 기분이었다”는 대사가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이런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학원생 관객은 “이 영화에는 잔혹한 장면이 전혀 없어 학생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며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증언만으로도 진실의 무게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장기 밀매’라는 말을 들어도 단순히 병을 치료하거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오히려 부유층의 장수나 미용 산업에 악용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미 마약 카르텔처럼 거대한 장기 암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며 오늘날 사회 분위기가 떠올랐다. 무엇을 하든 억압받고,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왜 파룬궁이 그렇게 혹독한 박해를 받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더 많이 상영돼야 사람들을 깨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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