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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공자학원 폐쇄’ 요구 한 달…정부·대학 대응 실태는?

2025년 11월 29일 오후 2:11
강원대 공자아카데미 | 한기민/에포크타임스강원대 공자아카데미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교육부 “대학 자율기관…교재 분석만 진행”
국회는 후속조치 촉구…강원대 “정부 방침 없인 결정 어렵다”

국정감사에서 공자학원 폐쇄 요구가 제기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정부와 대학의 후속 조치는 사실상 교재 분석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국정감사에선 ‘공자학원’이 다시 의제로 떠올랐고, 일부 의원들의 “폐쇄 요구” 등 강한 질타가 이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10월 22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중심이 된 곳은 국립 강원대다. 강원대는 2007년 공자아카데미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국감에선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내용이 포함된 행사 등 편향성 논란이 지적됐다.

에포크타임스 취재 결과, 교육부는 “(공자학원이) 대학 자율기관이라 정부가 폐쇄를 지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교육국제화담당관 관계자는 “대학 자율로 이뤄지는 기관이라 폐쇄 조치는 안 할 예정”이라며 “수업 전체를 감독하기는 어려워 교재를 검토·분석 중”이라고 했다. 다만 “국감 지적에 따라 동북아역사재단과 협력해 공자학원 사용 교재 100여 종을 내년 1월까지 분석하고, 편향성이나 역사 왜곡이 발견되면 사용 제한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교육부 | 한기민/에포크타임스

국감 이후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25일, 강원대를 직접 방문했다. 공자학원 수업은 여전히 정상 운영되고 있었다.

강원대 측은 정부 지침 없이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강원대 대외협력과 담당자는 폐쇄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부에서 (폐쇄) 방침이 나와야 진행할 수 있다”며 “외교적인 관계들을 고려했을 때 대학 차원에서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교육부 검증을 거친 국내 출판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감에서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강원대 공자학원이 주최한 ‘중국어 손글씨 대회’ 사례를 들어 “마오쩌둥의 대장정 찬양 시를 (베껴) 쓴 작품이 대상을 받았다”며 “이는 단순한 문화교류가 아니라, 사상 선전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대 측은 이와 관련해 “문제가 됐던 손글씨 대회는 2021년 이후 더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이나 프로그램 운영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계속 관리 감독을 하겠다고 의원실에 답변했다”고 말했다.

올해 국감에서 언급된 공자학원 폐쇄에 관한 질문에 교육부 관계자는 “폐쇄 조치는 안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사진은 강원대 공자아카데미. | 인사이트윈도우 화면캡처

그러나 시민단체는 이러한 흐름이 “문제의 핵심을 비껴간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부터 공자학원 추방운동을 벌여온 ‘공자학원 실체알리기 운동본부’ 한민호 대표(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자학원의 목적은 중국공산당 통일전선 공작의 지역 거점 역할”이라며 “‘교재만 봐서는 해로울 게 없다’는 정부의 태도는 공작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과 회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 외면과 감시 속에 공자학원은 상당히 동력을 잃었고,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시들어가는 듯 보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지자체 간 자매결연·문화교류 등 더 광범위한 통일전선 활동이 수십 년간 구축돼 있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대학 내부의 친중 네트워크, 교육부의 정권 눈치 보기 등으로 폐쇄 결정이 쉽지 않은 구조”라며 “이 문제가 잊히지 않도록 국회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국감 제기가 전국 대학들에 경각심을 줬고, 무심코 공자학원을 유치하려는 시도들도 사실상 멈추게 한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해외 대학과 협력해 운영하는 중국어·중국문화 교육기관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는 공산당 선전 거점 및 정보수집 기관 역할을 한다는 평가 속에 2014년 이후 대대적으로 폐쇄됐다. 미국은 공자학원을 ‘스파이 기관’으로 규정해 사실상 퇴출시켰으며, 스웨덴 역시 2020년까지 공자학원을 전부 폐쇄했다. 중국에 우호적이었던 독일, 프랑스, 캐나다에서도 공자학원을 독일·프랑스·캐나다 등도 지속해서 공자학원을 추방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여전히 22개 대학에 공자학원이 운영 중이며, 강원대·인천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국립대도 5곳이 포함돼 있다. 2020년에도 조태용 전 의원과 정경희 전 의원이 공자학원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소수 의견으로 묻혀 버렸다.

공자학원 폐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지만, 국회도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지영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국감 지적에 대한 정부의 공식 후속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각 대학이 공자학원을 유지할지, 폐쇄할지, 개선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훈 의원실 역시 “현재 단계는 교재 전수조사이며, 결과에 따라 시정 요구가 뒤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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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 요구” 논란의 공자학원, 국감 한 달 뒤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