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다큐 ‘시대혁명’, 서울 상영회 만석 기록

홍콩 민주화운동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대혁명>이 3년 만에 서울 도심 극장에서 상영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시대혁명>은 2019년 홍콩에서 벌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와 그 이후 확산된 민주화 항쟁을 기록한 장편 다큐멘터리다. 영화 제목은 2014년 홍콩 ‘우산 혁명’ 당시 시위 구호였던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時代革命)’에서 따왔다. 작품은 최루탄이 난무하는 거리 현장과 시민 기자들의 기록 영상, 그리고 시위 참가자들의 육성을 통해 홍콩 시민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3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로비는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붐볐다. 150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자리를 가득 메웠다. 영화가 끝난 뒤 극장 안에는 “홍콩 화이팅”이라는 함성과 함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이날 상영회는 만석을 기록했다. | 에포크타임스
관람객들은 극장을 나서며 “감동적이다”, “한국 사회에 반드시 알려져야 할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대학 졸업을 앞둔 A씨는 “요약 영상도 봤지만 풀버전은 훨씬 깊은 울림이 있었다”며 “직장인들도 보고 싶어 하지만 평일 상영이라 아쉽다”고 전했다.
명동에서 중국공산당의 만행과 한국 침투에 반대하는 활동을 이끌고 있는 박준영 ‘자유대학’ 대표는 두 번째 관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 시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다양한 방식으로 항거하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우리 역시 시위 현장에서 역할을 분담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콩은 끝내 중공에 잠식됐지만 우리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홍콩 민주화운동 당시 현지에 거주했던 B씨는 “그때 한국인들도 홍콩 사태에 큰 관심을 가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희미해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깨어 있지 않으면 다음은 우리 차례”라며 한국인들이 <시대혁명>을 반드시 관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사직을 그만두고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C씨는 홍콩 친구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몇 차례 무서워 눈을 돌릴 정도였지만 마지막에 11세 소년이 시위에 참여한 이유를 말하는 장면은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인권단체조차 현장에서 즉각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결국 공산당 체제가 무너져야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번 상영회를 주최한 사단법인 락스퍼국제영화제는 2022년 제1회 개막작으로 <시대혁명>을 선정한 뒤 약 3억 원을 투자해 국내 개봉을 추진했다. 주최 측은 “처음에는 평일 낮 시간대 상영으로 수백 명만 관람하고 수익도 미미했다”며 “그러나 한국 정치·사회 환경과 한중 관계의 변화로 영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시민이 이 영화를 접하고,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관람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을 다루며 출범한 서울락스퍼인권영화제는 2022년 국제영화제로 승격돼 올해로 5회를 맞았다. 주최 측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북한·중국·이란 인권 영화를 꾸준히 소개해 왔으며, 오는 12일 오후 7시 용산수지 롯데시네마에서 <시대혁명>을 다시 상영한다. 본지는 락스퍼국제영화제의 미디어 스폰서로서 추후 상영 소식을 이어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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