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필리핀 대통령 “중국이 대만 침공 시 개입, 미국 지원할 것”

2025년 08월 09일 오후 1:0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025년 7월 22일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Win McNamee/Getty Images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2025년 7월 22일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Win McNamee/Getty Images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필리핀은 대만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많은 자국민이 일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중립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8월 6일(이하 현지시간) 국빈 방문 중 뉴델리에서 인도 뉴스 웹사이트 퍼스트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전면전이 벌어지면 우리는 그 상황에 휘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침공 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필리핀이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전쟁에서 중립을 지킬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필리핀이 대만과 너무나 가까워서, 개입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명료하게 답변했다.

필리핀과 대만 사이에는 루손해협이 위치한다. 상업 활동이 활발한 항로이자 중국 해군의 태평양 접근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 해협은 대부분의 곳에서 폭이 약 320km이며 필리핀 소유의 섬들이 점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마르코스 행정부는 이 지역에서 미군 주둔 확대에 대해 점점 더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마닐라는 워싱턴과의 군사협력협정을 확대해 처음으로 미국이 루손섬 북쪽 해안에 위치한 해군기지와 공항에 병력과 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허용했다. 대만에서 480km도 안 떨어진 곳이다. 2024년 마닐라는 워싱턴이 루손 북부에 타이폰 미사일 플랫폼을 배치하는 것을 허용해 베이징의 분노를 샀다. 이 미사일은 대만과 중국 남부의 표적을 사정권에 두게 된다.

더 최근인 5월에는 미 해병대와 육군이 필리핀의 최북단 영토인 바타네스 제도를 포함해 루손해협을 내려다보는 섬들에 NMESIS와 HIMARS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 두 미사일 시스템 모두 160km 이상 떨어진 선박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마르코스는 퍼스트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방어해야 한다. 중국의 위협에 직면한 파트너들을 왜 거절해야 하는가? 우리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우리 나라를 방어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만에 거주하고 있는 필리핀인들을 언급하며, 전쟁이 발발할 경우 ‘즉시’ 발생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강조했다. 대만 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현재 대만에는 합법적 이주 노동자로 16만9000명 이상의 필리핀 시민이 거주한다. 정부에 등록된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마르코스는 “우리는 대만에 가서 우리 국민들을 집으로 데려올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베이징의 격분을 촉발했다. 8월 8일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주재 중국 외교공관이 “심각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발표하며, 필리핀이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이 “잘못되고 도발적인 발언”을 했으며 “중국-필리핀 관계를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공산당(CCP)은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다. 그러나 대만을 “반란을 일으킨 성(省)”이라고 주장하며, 본토와 통일시키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배제한 적이 없다.

한편 대만 외교부는 8월 7일 마르코스의 입장을 환영하며, “우리는 지역 평화에 대한 강한 우려를 다시 한번 표명하고 인도주의적 가치를 강조한 마르코스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퍼스트포스트 인터뷰의 다른 부분에서 마르코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하의 미국이 분쟁 시 필리핀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필리핀 동맹을 “철통같다”고 묘사했으며, 트럼프가 첫 번째 대통령 임기 중에 그 용어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마르코스는 “나는 그 약속이 변함없이 유지된다고 진심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