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여한구 “韓 반도체 100% 관세 없을 것…최혜국 대우 확보”

2025년 08월 07일 오전 11:11
8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8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가 100% 관세를 맞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한국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반도체 품목에 대한 ‘최혜국(MFN) 대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반도체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한 직후 나온 공식 반응이다.

여 본부장은 “미국이 향후 반도체 최혜국 세율을 15%로 정한다면, 한국도 같은 세율이 적용된다”며 “이번 협상에서 바이오 등 주요 품목에 대한 미래 관세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 200%로 올리더라도 최혜국이 적용되면 우리에게는 영향이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6일,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semiconductors)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해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반도체는 자동차에 이어 한국의 대미 수출 2위 품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 달러(약 14조7천억 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약 7.5%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만·베트남 등을 거쳐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비중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총 4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구매 패키지를 제시하며 미국과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으며, 향후 도입될 반도체·바이오 관세에서도 한국은 최저 세율 그룹에 포함되기로 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의 협상에서도 반도체 품목에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만큼, 미국이 책정할 최혜국 세율이 15% 내외로 수렴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다만 미국이 향후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100% 관세를 적용할 경우, 한국도 그 영향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여 본부장은 “현재 합의 기준으로 보면 그런 상황은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산 석유 수입국인 인도에 25%의 ‘2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한 ‘2차 관세’ 부과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에도 유사한 조치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대답해 중국에 대한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