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미국, 삼성·SK하이닉스 중국 내 반도체 장비 사용 제한 강화

2025년 09월 01일 오후 12:29
2025년 8월 25일 촬영된 사진 일러스트에서 삼성전자 로고와 컴퓨터 메인보드가 함께 보이고 있다. | Dado Ruvic/Reuters/연합2025년 8월 25일 촬영된 사진 일러스트에서 삼성전자 로고와 컴퓨터 메인보드가 함께 보이고 있다. | Dado Ruvic/Reuters/연합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 활동에 새로운 제약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발표한 문서에 따르면, 두 기업에 부여돼 있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가 취소됐다.

VEU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사전 승인한 기업이 개별 허가 절차 없이 특정 품목을 수입·이전·수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반입하려면 별도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인텔도 명단에 포함됐지만, 올해 초 다롄 공장을 매각하면서 직접적 타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기업들에게 120일의 유예기간을 부여해 기존 공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통제 품목에 대해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생산 능력 확장이나 시설 업그레이드 목적의 라이선스는 발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한·미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사업 영향 최소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으며, 삼성전자는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안정적 운영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조치에 반대하며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장비업체들의 대중국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8월 31일 기준 이들 기업 주가는 각각 2.9%, 4.4%, 2.8% 하락했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간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6월 상무부가 해당 승인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 백악관은 “중국과의 협상이 흔들릴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 달 뒤 한·미 양국은 무역 합의를 발표했으나,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정상회담에서 서면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현재 미·중은 상호 관세를 일정 수준 유지하는 ‘휴전’ 상태에 있다. 오는 11월까지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30%,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 같은 갈등은 희토류에서 미국산 대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