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여당 대표단, 中 차하얼학회 비공개 방문…‘시점’ 두고 논란

2025년 08월 17일 오후 10:18
15일 중국 베이징 차하얼학회를 방문한 한국 여당 의원들과 한팡밍 차하얼학회 회장(우측에서 세 번째). | 차하얼학회 소셜미디어 캡처/ 연합15일 중국 베이징 차하얼학회를 방문한 한국 여당 의원들과 한팡밍 차하얼학회 회장(우측에서 세 번째). | 차하얼학회 소셜미디어 캡처/ 연합

“양국 협력 확대”…中 싱크탱크와 회동
“왜 지금인가”…비공개 일정에 정치권 논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비롯한 한국 여당 대표단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차하얼(察哈爾)학회’를 방문해 한중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가 뒤늦게 보도되면서 방문 시점과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차하얼학회에 따르면 추 의원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은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한팡밍(韓方明) 회장을 만나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추 의원 일행은 한팡밍 차하얼학회 회장을 만나 “양측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상호 이해와 소통을 강화하고, 한중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학회는 전했다.

대표단에는 이재강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 이병진 APEC 특별위원회 위원 등이 함께했으며, 방중 기간 중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의 플라잉카 공장과 자동차 사업장, 화웨이 베이징 연구소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09년 10월 설립된 차하얼학회는 대한민국 내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 학계 인사, 종교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민간 싱크탱크를 표방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활동이 중국의 통일전선 전략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특히 중국 외교부·공산당 선전부와 연계해 외국 정치인과 학자들을 접촉하는 통로로 기능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반적으로 공자학원이 대학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반면, 차하얼학회는 국회의원, 지자체장, 학자, 종교 지도자 등 엘리트 계층을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분석이 있다.

학회의 수장인 한팡밍 회장은 중국 정협(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을 지낸 인물로, 학회의 활동이 단순한 민간 연구 활동을 넘어 중국 당국의 외교·선전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차하얼학회가 한국 정치권 인사들을 초청·접촉하는 것은 중국공산당이 한중 관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대외 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차하얼학회는 중국 공산당의 경제 구상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에서도 중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4년 ‘한반도평화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한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일부 매체는 이번 방중이 한미 간 관세 협정 및 주한미군 관련 논의 등 민감한 현안이 진행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차하얼학회가 단순한 민간 연구기관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대외 통일전선 활동과 관련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추 의원 측은 이번 방문을 공식 의제로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진행했으나, 17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왜 지금이었나’라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교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중국과의 접촉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