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정부가 초청한 중국 여행’…미끼 문 유튜버들 “선전도 OK”

2025년 07월 08일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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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크리에이터, ‘중국 초청’ 내걸고 다른 유튜버 대상 양심 실험
“中 선전에 협조 가능?” 묻자 일부 “괜찮다”…현지서 논란 확산

중국 당국이 유럽 내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체코의 한 유명 유튜버가 다른 유튜버들을 상대로 가짜 ‘중국 여행’을 미끼로 내건 실험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는 중국 정부와 관련 없었지만 속아 넘어간 유튜버 일부가 ‘중국 측이 전액 비용을 지원한다’는 말에 정권 선전 영상이라도 기꺼이 제작에 협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6일(현지시간) 체코 유튜버 마르틴 미키스카(Martin Mikyska)가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중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유럽 유튜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으로 다른 유튜버들의 ‘도덕성’과 ‘정치적 경각심’을 테스트했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조회수 150만 회를 넘기며 체코 현지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미키스카는 총 40명의 체코 유튜버에게 ‘중국 관광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며, 항공편과 숙박 등 모든 비용이 무료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7명이 실제 인터뷰에 응했고, 일부는 중국 정부의 이미지 개선용 영상 제작에도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행 코스는 만리장성, 판다 보호구역, 그리고 ‘중국의 섬 타이완’ 방문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같은 일정은 참가자들이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가늠하는 장치였다.

미키스카는 영상에서 점차적으로 이 여행이 “권위주의 정권이 기획한 선전 행사”라는 점을 시사했지만, 참가자 중 일부는 “그래도 좋은 기회”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튜버 중 한 명은 “영상을 중국 스타일로 멋지게 편집해 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5월 중순 ‘우리는 유튜버들을 중국으로 초대했다. 결과는 어땠을까?’라는 제목으로 업로드됐으며, 체코 누리꾼들은 “완벽한 시민교육 자료”, “유튜버의 위선을 드러낸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실험은 지난해 체코 유명 인플루언서 얀 미하레크(Jan Michálek)가 실제 중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영상을 촬영한 사건을 계기로 기획됐다.

미하레크는 당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중국의 방송이나 웹사이트에 쓰일 예정이라며 자랑했지만, 그 실질적인 목적이나 사용처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체코 보안정보국(BIS)은 이에 대해 “중국(공산당)의 전형적인 이미지 세탁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BIS 대변인 라디슬라프 슈티하(Ladislav Šticha)는 “중국은 외국 정치인, 학자, 언론인뿐 아니라 이제는 유튜버까지 타깃으로 삼아 정권 우호적인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이들은 철저히 연출된 환경만 볼 수 있고,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은 철저히 통제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선전 활동은 결국 체코 사회의 자율성과 공공 이익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제기했다. 체코의 국제정치 전문 싱크탱크 AMO의 이바나 카라스코바(Ivana Karásková)는 “중국 공산당은 SNS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글로벌 이미지 관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들은 비판적 시선을 우회해 친중 내러티브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과거엔 정치인, 언론인, 학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특정 소비자층에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중국의 인권 침해 문제를 흐리고, 정보 공간을 은밀히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