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배만 불리는 그린에너지…미국 에너지 독립 저해” 美 보고서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샌프란시스코 소재 조직이 중국에 이익이 되는 기후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저해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중국 관련 안보 위협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는 스테이트 아머(State Armor)가 발표한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 전략을 담당했던 중국의 전직 관리 추지(邹骥)가 이끄는 미국 등록 비영리단체인 중국에너지재단(EFC)을 조사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이 재단은 상당한 재정을 투입해 미국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 홍보, 정책 개발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며, “그 결과, 미국은 에너지 부문에서 중국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 전기차 충전소, 희토류 광물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의원들은 최근 중국산 태양광 발전 인버터 내부의 부품들이 유사시 중국공산당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한 부품들이 원격 접근, 무단 데이터 유출, 심지어 운영 중단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을 에너지 측면에서 중국에 의존하게 만들려는 중국공산당의 전략은 산업 및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명시했다.

보고서는 중국에너지재단의 ‘중국 정부기관과의 긴밀한 관계’와 재단 지도부의 중국공산당과의 연결고리를 지적하며 미국 정책입안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중국이 미국의 에너지 및 환경 정책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중국공산당과의 연결고리

중국에너지재단의 두 사무소 중 하나는 베이징에 있으며, 중국 국유 투자회사인 CITIC그룹과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

중국에너지재단의 회장 겸 CEO인 추지(邹骥)는 한때 중국의 최고 경제계획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국가기후변화전략국제협력센터의 부센터장이었다고 이 조직의 웹사이트에 나와 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추지는 2015년 파리 기후협상에서 중국 기후협상팀의 일원이기도 했다. 추지는 또한 중국의 국립 칭화대학교에서 직책을 맡기도 했다.

중국에너지재단 웹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에너지재단의 환경프로그램 디렉터인 류신(刘欣)은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에서 15년간 근무했다.

중국에너지재단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은 워싱턴에 거점을 둔 변호사 장홍쥔(张宏俊)이다. 장홍쥔의 로펌 웹사이트에는 그가 중국의 형식상 최고 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입법국장으로 일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그 웹사이트에 따르면 장홍쥔은 법률 및 정책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서 수년간” 일했으며, 1998년 클린턴의 중국 방문 당시 환경 원탁회의에 참여하도록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초청한 유일한 변호사였다.

중국에너지재단은 중국 동부 장쑤성 환경청과 중국의 고위급 국제자문기구인 중국국제환경발전협력위원회 같은 정부기관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그린 에너지’ 관련 단체 지원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친환경 기술을 추진하기 위해 “진보적인 미국 기후변화 로비단체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현재 전력망과 비료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학물질과 비료 제조로 유명한 중국 국유 대기업 시노켐그룹은 2020년 미국 국방부에 의해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운영되는 여러 ‘중국 공산당 군사기업’ 중 하나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미국 내 친환경 에너지 구상의 급속한 성장은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에 상당한 경제적•지정학적 이점을 만들어줬으며, 미국 산업 전반에 중국 공산당의 더 광범위한 영향력 캠페인을 위한 침투 경로를 크게 열어주었다”고 밝혔다.

중국에너지재단은 그린 에너지를 홍보하는 조직들에 매년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2023년 중국에너지재단은 환경 옹호단체인 로키마운틴연구소에 35만 달러,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에 2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뉴욕 소재 천연자원보호협의회는 2018년 중국과의 관계 및 외국대리인등록법 준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원의원 두 명이 관련 문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에포크타임스에 “천연자원보호협의회는 환경과 공중보건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공익단체다. 미국, 중국, 인도 또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우리의 입장을 주장할 때 우리는 미국에 있는 지도부와 독립 이사회가 결정하며, 다른 누구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어느 나라 정부의 지시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콜로라도 소재 로키마운틴연구소는 가스를 사용하는 제품의 금지를 옹호해 왔으며 2022년 가스레인지 사용이 천식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베이징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중국이 “야심찬 청정에너지 목표”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기후 기술에 대한 투자에서 세계를 선도해 왔다”고 명시한 보고서들을 발표했다.

스테이트 아머 보고서는 중국에너지재단을 중국과 미국 간 ‘기후 정책 조율을 위한 통로’라고 부르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너지재단이 2023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중국 방문 중 열린 행사를 지원했고, 한 달 뒤 중국과 미국 간 ‘저탄소 협력’을 홍보하는 토론 포럼을 개최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 아머의 창립자 겸 CEO인 마이클 루치는 6월 11일 의회 5개 위원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이 보고서를 중국에너지재단 조사를 위한 ‘로드맵’으로 활용할 것을 요청했다.

루치는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중국에너지재단은 수동적 관찰자가 아니다.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리더십을 좌우하는 지정학적 경쟁에 있어서 적극적인 플레이어다”라고 주장했다.

‘기후 활동주의 무기화’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조시 호지스 위원은 이 보고서가 전반적으로 “중국공산당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이 에너지 분야든, 원자재 패권이든, 정보 캠페인이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민간기업, 유령회사들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미국 정부 전반에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겉보기에 합법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이용해 자신들의 발판을 강화하는 데 매우 유능하며, 주정부와 연방정부 차원에서 모두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너지연구소의 창립자 겸 CEO인 제이슨 아이작은 이 보고서가 중국공산당이 어떻게 미국 내 비영리단체들을 이용해 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이 비영리 정책기관, 연구기관, 교육기관에 침투하고 현실이나 사실, 수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마케팅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기울이는 노력을 밝힌 문건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중국공산당은 기후 활동주의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이 2025년 4월 14일 중국 닝샤지역 링우에서 닝궈윈 링우 100만 킬로와트 태양광 프로젝트를 위해 사막에 설치할 태양광 패널을 운반하고 있다.│AFP via Getty Images/연합

천연가스가 2024년 미국 최대 에너지원으로서 38%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생산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에너지정보청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풍력 발전량은 8% 상승했다.

호지스는 “중국은 이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고 싶어 한다. 그들은 재생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이 에너지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더 많이 갖게 될수록 다른 미국 기업들이 번영할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동맹국들에 에너지 안보를 제공해서 “그들이 적대국들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일본 발전 대기업 제라(JERA)와 매년 최대 550만 톤의 미국 액화천연가스를 일본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은 분명히 우리의 액화천연가스 수출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그린 에너지와 비용만 높고 비효율적인 것들에 집중하기를 원하며, 우리 에너지 시장을 지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천연가스처럼 우리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원들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에너지 분야에서 제공할 것이 많다. 중국은 이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포크타임스는 중국에너지재단과 로키마운틴연구소에 논평을 요청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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