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연설에 리셉션까지…中, 시진핑 ‘등장 분량’ 강조한 열병식 예고

2025년 06월 26일 오후 5:23

“시진핑과 당 지도부, 리셉션·공연관람 함께한다”
지난번보다 ‘TMI’ 늘어난 中 열병식 발표 기자회견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이 사실상 권력을 상실했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오는 9월 열병식에서 시 주석이 직접 연설에 나설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체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권력 안정 연출’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 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대회’와 기념 열병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 후허핑(胡和平)은 “9월 3일 오전, 중공중앙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전국정협, 중앙군사위원회 공동 명의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시진핑 주석이 직접 부대를 사열하고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날 정오에는 베이징에서 기념 리셉션이, 저녁에는 문예 공연이 열릴 예정이며 이들 행사에도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 고위 지도부가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은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해 10년을 주기로 열병식을 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10년 전인 지난 2015년 70주년 열병식 개최 기자회견 때는 정오 리셉션과 야간 공연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후허핑 부부장은 두 행사 개최 소식과 함께 시 주석 및 공산당 지도부가 참석한다는 점을 밝혔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 외에 지금까지는 주목받지 않았던 행사에 관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스스로 발표한 셈이다.

이를 두고 시진핑의 권력 이상설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복수의 해외 시사 평론가들은 올해 가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공산당 4중전회(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이 전격 퇴진할 가능성을 점쳐왔다. 또한 9월 3일 열릴 열병식에서 4중전회의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진핑이 어느 정도의 위상으로 참석하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진핑이 9월 열병식과 부대행사에 참석, 중요 연설을 할 것이라는 중앙선전부의 발표는 그의 권력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시진핑의 권력 이상설을 진화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중화권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중국 군 내부에서는 극심한 숙청이 진행돼, 시진핑 측근인 군사위 위원 먀오화(苗華)와 군사위 부주석 허웨이둥(何衛東) 등 고위 장성이 줄줄이 낙마했다. 일부 측근 장성들은 ‘조사를 받다가 비정상적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에 휩싸이며, 시진핑의 약화된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중국 공산당 내부 사정에 밝은 평론가 샤오슈어자(曉說家)는 최근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현 체제를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계파와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 부주석 사이에 시진핑 처리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유샤와 원자바오(溫家寶)는 시진핑에 대한 완전한 청산을 주장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등은 정권 안정을 위해 명예 퇴진시키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장유샤는 시진핑을 점진적으로 퇴진시킬 경우, 군권은 자신이 계속 쥐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