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대도시, 경기 침체에 인구 유출…소비시장 위축 악순환

2025년 06월 25일 오전 11:45

상하이·베이징 등 1선 대도시 상주 인구 수만 명 감소
중국 부흥 이끈 제조업, 미중 대결에 쇠퇴…경제 전반 연쇄 실업

중국의 대표적인 대도시에서 인구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 둔화와 소비 침체, 그리고 중국 당국의 강압적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하이와 베이징 같은 ‘1선 도시’조차 사람을 붙잡아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와 소비자 리서치 기관 켄터월드패널은 이달 공동 발표한 ‘2025년 중국 소비자 보고서’에서 “상하이와 베이징의 상주 인구가 각각 7만2000명, 2만6000명 감소했다”며 “인구 유출은 주요 대도시의 빠른 소비재 시장 축소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중국 통계에서 ‘상주 인구’는 일정 지역에 반년 이상 실제 거주하는 주민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대도시를 떠나는 인구 중 상당수가 실직한 노동자라고 지적한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 일자리가 대거 줄면서, 이들 업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도시를 벗어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부동산 투자 중개업체의 장핀차오 대표는 “상하이나 베이징을 떠나 중소도시나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실직자”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폰을 생산하던 폭스콘 근로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 생산 기지를 인도와 동남아로 이전하면서, 폭스콘의 수십만 중국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이는 단지 애플만의 문제는 아니고, 미국과 유럽 기업 전반이 중국 투자를 철수하고 있는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외국 자본이 유입돼 제조업이 급성장했고, 건설업과 서비스업도 동반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대결 노선을 강화하면서, 미국은 사실상 중국 경제의 동력을 차단했고 그 결과 제조업 국가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들은 대도시에서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날 수밖에 없다”며 “수입이 없고 지출이 많은 대도시에서 살아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권 변호사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우샤오핑은 에포크타임스에 “대도시를 떠나는 건 농촌 출신 노동자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우샤오핑은 “전체적인 도시 환경 악화가 다양한 계층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며 “일자리 부족과 상업 환경 붕괴로 인해 자영업자와 중산층까지도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에서 사업을 하던 고객들 절반 이상이 고향으로 기반을 옮겼다”며 “상하이에서는 더는 돈을 벌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경제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며, 시장의 온도를 가장 빨리 체감하는 계층”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 기간 집행됐던 시진핑의 강압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은 공산당 체제 아래에서도 시장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상하이 중산층과 지식인들의 기대를 산산이 무너뜨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샤오핑은 “상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서구화되고 개방된 도시였지만, 제로코로나 봉쇄 정책 이후 경제는 무너지고 시민들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고 말했다. 상하이 주민들은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인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고 있었으나, 공산당 체제의 철권 통치를 직접 경험하고서 “현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우 변호사는 “시진핑은 독재 체제를 위해 국민 전체의 이익을 희생시켰고, 당시 상하이시 당서기였던 리창은 총리 자리를 노리고 극단적인 정책을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경제가 악화되자 세무서, 공상국, 도시관리국 등이 기업을 상대로 번갈아 가며 경제적으로 약탈했다. 결국 더 많은 사람이 도시를 떠나는 악순환을 낳았다”며 “이러한 인구 유출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국 사회 전반에 닥친 구조적 위기의 단면으로, 그 뿌리는 중국 공산당의 잘못된 통치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