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제조업, 경제 악화 속 탈중국 가속화

2025년 11월 25일 오후 12:04
2025년 4월 2일 중국 장쑤성 화이안의 한 공장 수건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 AFP via Getty Images/연합2025년 4월 2일 중국 장쑤성 화이안의 한 공장 수건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 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 경제가 계속 악화하고 미중 무역 긴장이 심화되면서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로의 탈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러 업계 관계자들은 한때 글로벌 생산을 뒷받침했던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고 전한다.

노동집약적이고 중저기술 제조업은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일부 에너지 집약적 산업은 중앙아시아로 확장하고 있다. 일부 중국 기업주들은 외국 여권을 취득하고 현재 해외에서 원격으로 자신들의 중국 공장을 관리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안전상의 우려로 성명을 밝히지 않았다.

저장성 상공회의소 회원인 왕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저장성에서 지난 5년간 공장 이전이 급격히 가속화됐다며 이렇게 전했다.

“올해 첫 10개월 동안 주문을 받지 못해 최소 60개 이상의 성내 기업이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로 사업장을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상공회의소가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조용히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있는 또 다른 그룹이 있어서 실제 숫자는 100개 이상이거나 더 높을 수 있다.”

그는 일부 저장성 공장주들이 현재 유럽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회사를 원격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거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 데이터는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한다. 2025년 상반기 중국은 전년 대비 11.7% 증가한 3만14개의 신규 외국인 투자 기업을 보고했지만, 같은 기간 실제 투입된 외국인 투자금은 15.2% 감소했다. 즉, 신규 기업의 수는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금액은 감소한 것이다.

일부 수출업체들에게 해외 이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단지 가속화되고 있을 뿐이다.

저장성 기계 부품 제조업체의 자오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우리 업계의 일부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의 주문을 받기 위해 이미 2018년부터 베트남 하노이와 하이퐁에 생산 시설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오씨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 고객들이 지리적 분산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2023년 해외 조립 공장 건설을 추진했으며, 새 공장이 이미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무역 긴장, 주문 감소

해외 이전 추세는 저장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의 주요 수출 중심지인 장쑤성과 광둥성도 외국 주문이 감소하면서 같은 압박에 직면해 있다.

유력한 롱이런 재벌가의 가족인 팡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저장성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는 주된 이유는 고객들이 다른 국가의 생산 시설을 요구하고 있으며, 중국과 비교해 그곳의 토지와 노동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관리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산업의 외국 구매자들이 중국에서의 구매를 줄이고 있다. 팡 씨는 “이번 무역 전쟁은 전체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다. 일부 분야에서는 외국 기업의 철수가 매우 명백하며, 많은 상하류 기업이 파산해 공급망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닝보 인근의 여러 일본 및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조달을 축소하고 현재 공급업체들에게 베트남이나 태국에 거점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쯔강 삼각주 지역의 두 주요 제조업 중심지인 쑤저우와 쿤산에서는 외국 투자자들이 어떤 생산 라인을 해외로 이전할지 검토하고 있다.

쿤산에서 전기기계 OEM 공장을 운영하는 구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2022년부터 유럽 주문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고객들이 여러 국가에 생산 거점 분산을 요구해 그의 회사는 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그는 “장비와 설계는 여전히 (중국) 본사에서 제공하고, 태국 공장은 중간 생산 공정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구 씨는 과거 중국에 의존하던 많은 장기 외국 구매자들이 현재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로 구매선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중국 제조업체들이 주문을 확보하기 위해 그곳으로 설비를 이전하는 것이다.

베트남,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

베트남은 중국 섬유, 전자제품 조립, 생활용품, 신발 생산의 주요 목적지가 됐으며, 대부분의 새 공장이 북부 산업단지에 집중돼 있다.

베트남의 대만 기업인 황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후 조립 근로자 채용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핵심 장비의 조정은 여전히 중국 기술자들이 담당한다. 중국 공장들은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시간을 단축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주재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5년 첫 7개월 동안 중국에서 1,014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입했으며, 이는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중국은 베트남에 대한 최대 수출국이다.

베트남 다음으로 캄보디아가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의 중심지가 됐다. 전직 중국 경제 기자인 천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투자는 대부분 중국 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 사업 형태로 구성되며, 원자재는 중국 저장성과 광둥성에서 조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니켈 제련과 같은 자원 및 에너지 집약적 산업을 유치하는 이유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유럽과 미국으로 더 쉽게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단체 C4AD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생산능력의 약 75%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에너지∙원자재에서의 중앙아시아의 역할

경공업이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유입된 반면, 중공업은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을 확장하고 있다.

천 씨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화학, 건축자재, 금속 가공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그곳에서 기초 원자재를 생산한 다음 철도로 중국 서부로 운송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매체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현재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최대 투자 대상국으로, 2025년 상반기에 약 230억 달러를 유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제조업의 변화

중국 학자 수 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최근 중국의 매장에서 판매되는 많은 제품이 더 이상 중국산이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 이제 베트남, 인도네시아 또는 멕시코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변화는 더 깊은 공급망의 재편을 반영한다. 기업들은 노동력 가용성, 원자재, 에너지 비용, 시장 접근성을 중심으로 설비를 재조정하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예전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향후 20년 동안, 누군가를 탓하려면 정책 입안자들을 탓하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단순히 제품이 어디서 만들어지는가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위치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가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생산 설비의 다국가 배치가 향후 20년간 공장 구조, 노동 패턴, 시장 역학을 재정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