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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끓는점’에 다가선 중국 민심…이를 보여주는 6가지 징후

2025년 12월 31일 오후 6:14
최근의 중국인들은 분노 보다는, 냉소와 무관심, 탕핑(躺平·아무것도 하지 않음), 바이란(擺爛·될 대로 되라며 포기함)이 보편화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중국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에서 열린 ‘탕핑 대회’로, 수천만 명의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 온라인 영상 캡처최근의 중국인들은 분노 보다는, 냉소와 무관심, 탕핑(躺平·아무것도 하지 않음), 바이란(擺爛·될 대로 되라며 포기함)이 보편화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중국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에서 열린 ‘탕핑 대회’로, 수천만 명의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 온라인 영상 캡처

2025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중국 사회의 민심이 ‘끓는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아직 폭발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끓는점이 빠르게 다가오며 사회 전반의 긴장감이 뚜렷하게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일시적인 감정 표출이 아니라, 여러 구조적 문제점들이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징후는 크게 다음 여섯 가지로 요약된다.

1. “노력해도 소용없고, 규칙을 지켜도 소용없다”

역사적으로 왕조 붕괴의 전조는 전 사회의 빈곤이 아니라 계층 상승의 통로가 막히는 순간에 나타났다. 다시 말해 “노력해도 소용없고, 규칙을 지켜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순간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보여주는 치명적인 세 가지 신호가 동시에 관측되고 있다. 우선 청년 실업이 단기적 경기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가치 하락과 현금 자산 감소, 미래에 대한 기대 붕괴가 겹치며 중산층의 자산·부채 구조가 체계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또한 지방 재정의 고갈로 공공서비스의 질이 눈에 띄게 저하되면서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사회가 더 이상 개인에게 ‘노력하면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 작동하던 ‘노력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모델이 붕괴될 경우, 사회 전반은 물론 지배층 내부에서조차 그 불만은 급속히 증폭·확산될 수밖에 없게 된다.

2. 사회 심리, ‘인내’에서 ‘냉각’으로

역사적으로 왕조가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백성이 군주를 비난할 때가 아니라, 비난하는 것조차 포기했을 때였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는 분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보다는, 도시 청년층을 중심으로 무관심과 체념상태를 보여주는 이른바 탕핑(躺平)과 바이란(擺爛) 현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분노는 여전히 체제나 권력으로부터 어떤 반응이나 변화를 기대하는 감정이지만, 냉소와 무관심은 그 기대 자체를 내려놓은 상태를 의미한다. 사회 분위기가 분노에서 냉각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온건해졌다는 뜻이 아니라, 통치와 동원, 그리고 회복 능력이 조용히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

3. 사회적 통증의 전면 분출

올해 잇따라 발생한 군중 시위 사건들은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시위의 초점이 거의 예외 없이 구체적인 사회적 불공정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사회가 이미 사회적 통증이 전면적으로 표출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역사적으로도 유사한 전조는 반복돼 왔다. 명나라 말기에는 광산세 남발과 군량 미지급, 관청의 재난 방치가 붕괴의 신호였고, 청나라 말기에는 철도 국유화, 가혹한 세금 부과, 강제 징병이 몰락의 징후로 작용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삶의 기반이던 부동산이 재정을 보전하기 위한 ‘흡혈 장치’로 전락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의료는 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결과조차 예측하기 어렵고, 교육은 더 이상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취업난 심화와 사법 불공정의 확대가 겹치며 사회적 불만은 더욱 누적되고 있다.
시대마다 겉모습은 달랐지만, 본질은 같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 전반을 체계적으로 압박하고 착취하기 시작할 때, 체제의 균열이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4. 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 확산

정부가 “안정 속에 호전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회 구성원이 체감하는 현실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 사회 심리적으로 세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첫째, 공식 선전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고, 둘째, 정부 발언을 거꾸로 해석하기 시작하며, 셋째, 기본적으로 “정부가 나를 속이고 있다”고 전제하게 된다. 이는 체제 안정성에 있어 매우 위험한 신호이다.
공식 담론이 사회 구성원에게 ‘소음’으로 인식되는 순간, 중국공산당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효과적인 통치 수단이었던 정통성 서사를 상실하게 된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무너질 경우, 그동안 누적돼 온 불만이 언제든지 격렬한 형태로 분출될 수 있다.

5. 엘리트의 이탈과 침묵 확산

역사적으로 왕조 말기에는 공통된 현상이 나타났다. 사회 엘리트들이 더 이상 체제를 개선하려 하지 않고, 체제로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 역시 이와 유사하다.

다수의 기술 엘리트가 해외로 떠나고, 자본은 대규모로 유출되며, 지식인들은 침묵하거나 은유적 표현 뒤에 숨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체제 내부에서는 “많이 할수록 실수가 늘고, 적게 할수록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공개적인 반란이 아니라, 현 체제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하다는 암묵적 합의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6. 치안 유지 비용은 증가, 효과는 감소

중국공산당의 사회 안정 유지 체계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민중을 억누를 때마다 더 많은 ‘침묵 속 반대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강경 진압은 경제적 난관을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회복시키지도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국가 재정이 더 이상 고강도의 치안 유지 비용을 무한정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역사적 경험에 따르면, 통제가 사전 예방 단계에서 벗어나 사후 대응에 급급해지는 순간, 정권은 위험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이 경우 사소한 우발적 사건 하나가 체제의 급격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공산당의 강권적 통치가 바로 이러한 위험 구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