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산 저가 전기차 범람으로 신음하는 브라질 자동차산업

2025년 06월 23일 오후 4:19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EV) 과잉 생산능력을 관리하기 위해 노리는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가 브라질이다. 이에 브라질 자동차 업계와 노동 단체들은 저가 중국차의 대량 유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회사인 BYD는 올해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총 약 2만 2000대의 제품을 브라질에 수출했다.

브라질 주요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에서 브라질로의 완성차 수입이 거의 40% 증가한 2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브라질 경차 등록의 약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브라질은 전기차 사용 촉진을 위해 BYD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관세를 면제했다. 투자를 유치하고 브라질의 자동차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2024년 브라질 정부는 외국 전기차에 대한 10% 관세를 복원했으며, 6개월마다 인상해 2026년까지 35%에 달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브라질 자동차 업계와 노동 단체들은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브라질에 공장을 건설하고 지역 사회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 관세가 완전히 인상되기 전에 대량으로 차량을 수출하고자 덤핑을 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BYD는 2023년 브라질 바이아주에 있는 포드의 옛 공장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원래 2024년 가동 예정이었지만 노동법 위반 조사로 인해 완전 가동 시작일이 2026년 말로 연기되었다.

브라질 노동검찰은 5월 BYD를 인신매매 혐의로 고발했으며, 브라질 공장의 중국 근로자들이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중국 회사인 그레이트월모터도 브라질 공장 설립 계획을 1년 넘게 지연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생산을 시작하지 않았다.

브라질 자동차 업계와 노동 단체들은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점진적 인상 대신 전기차 수입 관세를 현재 10%에서 35%로 1년 앞당겨 인상하도록 브라질 정부에 로비하고 있다.

브라질자동차제조업체협회 회장 이고르 칼베트는 “브라질에서 생산하고, 부품 부문을 촉진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기술을 가져오는 새로운 브랜드의 진출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과도한 수입이 브라질 내 생산 투자 감소를 야기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부진한 경제와 약한 내수는 이미 과잉 생산능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더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BYD는 5월 대규모 가격 인하 캠페인을 시작해 22개 모델을 최대 34%까지 할인했다. 다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따라서 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전례 없는 가격 경쟁에 빠졌다.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 5년간 크게 증가했다. 저가 중국 전기차들이 유럽,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로 유입되어 해당 지역 자동차산업에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45%로 인상했다.

브라질은 자동차산업에서 중국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새로운 표적이 되었다.

6개 산업 분야 노조 연맹인 인더스트리올 브라질의 회장 아로알도 다 실바는 “전 세계 국가들이 중국에 문을 닫기 시작했지만 브라질은 그러지 않았다”며, “중국이 그것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남미 시장 진출의 관문

미국 경제학자 리헝칭은 6월 20일 에포크타임스에 “지금 전 세계가 중국의 대규모 전기차 덤핑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중국 전기차가 일단 자국 시장에 진입하면 자국의 전기차 산업 전체를 무너뜨릴까 봐 두려워한다. 브라질은 중국이 남미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교두보다. 중국은 브라질이 이들 남미 국가들을 이끌고 중국 전기차를 보이콧하도록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4년 12월 26일 브라질 카마사리에 위치한 BYD의 신규 전기차 공장 건설 현장│Joa Souza/Reuters/연합

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이끄는 현재 브라질 정부가 좌파 성향이며 중국과 가깝고 “미국과 매우 긴장된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리는 브라질 정부가 중국 전기차를 억제하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학자 렁옌은 6월 20일 에포크타임스에 브라질에서 BYD가 자행한 노동권 침해 사건이 현지 여론을 강하게 자극했으며, 브라질 대중이 중국 제품에 반대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렁은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타협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브라질 정부는 상대적으로 친중국적이고, 브라질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 중에 중국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대체하기 위해 브라질로부터의 대두 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브라질은 철광석이나 광물, 그리고 중국으로 수출하는 농산물을 생산한다. 브라질에게 중국은 매우 큰 시장”이라며 “브라질은 중국 정부를 쉽게 화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