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신’ 놓고 민주·개혁신당 공방전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이 ‘노무현 정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자 견제구를 날렸다. 이준석 후보의 노무현 정신 발언은 소위 ‘박근혜 키즈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함이라는 게 민주당 측 전언이다.
김한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학증서를 주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팔다가 논란이 일자 ‘노무현 장학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면서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리나”라며 이준석 후보를 비판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준석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이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준석 후보는 현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내게 직접 장학증서를 주며 ‘언젠가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라’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 재임 시절 국비 장학생인 ‘대통령 과학 장학생’에 선발됐었음을 감사하기 위한 취지로 이준석 후보가 언급한 발언이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 발언에 노무현재단에선 ‘노무현 장학금’을 언급하는 것 아니냐며 이준석 후보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제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더니, 민주당 관계자들이 단체로 발작을 하고 있다”며 “그 이유가 뭘까. 이재명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과 아무런 철학적 유사성도 없다는 걸 (민주당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준석 후보는 계속해서 “노무현 정신이란 게 뭔가”라며 “권위에 맞서는 용기, 이의 있을 때 말하는 당당함, 불리하더라도 소신을 택하는 결기. 노무현 대통령은 그 정신을 실제로 보여주신 분.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어떤 길을 걸어왔나”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책임지는 정치 대신 본인의 정치적 안전만 계산했다”며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였던 성남시의 분당에 보궐선거가 생겼음에도 나서지 않았고, 오히려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에서 송영길 후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서울시장에 출마한 뒤 생긴 보궐 자리에 출마했다”고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재차 “정치적 방탄을 위한 시나리오로 의심되는 이 행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소신 정치’와는 거리가 먼 ‘방탄 정치’였다”며 “심지어 이재명 후보의 친족으로 추정된 ‘혜경궁김씨’라는 인물은 트위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모욕해 온 인물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우태훈 시사평론가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한 것은 맞으나 소위 ‘노무현 정신’이란 정치적 자산은 특정 정당의 독점물이 아닌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다”며 “특정 정당에서 ‘노무현 정신’을 독점물처럼 사수하고자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차별과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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