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마이애미시, 수십 년 만에 처음 민주당원 시장 선출

2025년 12월 10일 오후 8:45
아일린 히긴스 마이애미 시장 당선자가 2025년 12월 9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여성 클럽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Joe Raedle/Getty Images/연합아일린 히긴스 마이애미 시장 당선자가 2025년 12월 9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여성 클럽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Joe Raedle/Getty Images/연합

민주당 후보 아일린 히긴스가 12월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차기 시장으로 당선됐다.

히긴스는 결과 발표 후 성명에서 “오늘 밤 마이애미 시민들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선거 분석업체 디시전데스크HQ는 오후 7시 투표가 종료된 지 10분도 안 돼 당선을 확정했다. 히긴스 민주당 후보는 사전투표와 부재자투표에서 거의 20%포인트 앞섰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의 비공식 개표 결과에 따르면 그는 공화당 에밀리오 곤살레스를 약 20%포인트 차로 앞섰다. 59% 대 41%였다.

곤살레스는 오후 7시30분 히긴스에게 전화해 패배를 인정했다.

곤살레스는 개표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에게 “히긴스와 나, 우리 둘 다 우리 시의 최대 이익을 마음에 두고 있으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곳 마이애미에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팀이 한 달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12월에 투표장으로 이끌었고 선거가 “큰 논란” 없이 끝났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한 영어에 이어 스페인어로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투표용지에 당적이 표기되지 않았지만 양대 정당은 명확히 편을 갈랐고, 히긴스는 거의 30년 만에 마이애미의 첫 민주당원 시장이 됐다. 그녀는 또한 미국에서 유일하게 여성이 세운 주요 도시인 마이애미의 첫 여성 시장이 된다. 마이애미를 건설한 여성은 줄리아 터틀이다. 1896년 마이애미시를 공식적으로 설립한 선구적 여성 사업가다.

수십 년 만의 첫 민주당원이자 사상 첫 여성 시장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히긴스는 최근 몇 년간에 첫 비히스패닉계 시장이기도 하다.

소속 당의 노선과 정책에 따라 나뉘었지만, 두 후보 모두 본질적으로 같은 이슈에 선거운동의 초점을 맞췄다.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비 부담 해결, 시 정부의 오랜 부패 척결, 지출 삭감, 마이애미 주민을 우선시하는 정책 등이 그것이다.

둘 다 이전에 마이애미에서 공직을 맡아 일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아웃사이더로 여겨진다.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뉴멕시코에서 자란 히긴스는 저렴한 주택 개발 확대로 생활비 부담을 해소하려 하며, 유권자들은 본지에 그가 과도한 개발을 억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3년간 마이애미에 거주한 히긴스 지지자 캐롤라인 가드너는 본지에 “이렇게 올라가고 있는 건물들을 설계하는 건축가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이 성공해서 나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지금이 그들의 경력의 정점이다. 그런데 우리가 규칙도 따르고, 여기에 녹지도 좀 남겨두고, 공원 접근성도 확보하고, 아이들이 공원에서 그렇게 비싸지 않게 스포도 하고 놀 수 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우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변화는 지역사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드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곤살레스를 지지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대통령이 시장 선거에 지지를 표명한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마 있었을 수도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걸 이렇게 많이 듣고 경험한 적은 기억에 없다. 내 생각에 우리는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대통령이 누구든 그 사람의 말을 그냥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곤살레스는 마이애미에서 시 행정 책임자, 시 매니저, 마이애미 국제공항 CEO를 역임했다.

쿠바에서 태어난 곤살레스는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주의 정권을 피해 가족과 함께 탬파로 이주했다. 사우스플로리다대 첫 예비역장교 훈련단(ROTC) 출신으로 졸업했다. 육군에 복무하며 대령까지 진급했다. 또한 국방정보국에서 복무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하에서 미국 시민권이민국 국장을 지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토안보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에밀리오 곤살레스 육군 대령(예비역)이 2025년 12월 9일 아일린 히긴스에게 마이애미 시장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T.J. Muscaro/The Epoch Times

팟캐스트 ‘마이애미의 하루’의 진행자인 에두아르도 모야와 매니 알폰소는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 유력 정치 가문 출신이 상위권에 없었다. 이것은 마이애미 정치가 기존 유력 후보들에게서 벗어난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본지에 밝혔다.

정치 명문가 출신들은 11월 4일 1차 선거 투표용지에는 이름을 올렸다. 현 시장 프랜시스 수아레스의 아버지 사비에르 수아레스도 포함됐다. 그는 1985년부터 1993년,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시장을 지냈고, 가장 최근에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카운티 위원을 역임했다.

곤살레스는 이번 선거가 이런 문제들을 시민들의 대화 주제로 끌어냈다고 자찬했다.

그는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도 우리 예산이 부풀려졌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도 과도한 개발로 우리 동네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도 주거용 재산세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들은 1년 전만 해도 아무도 감히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론화됐다. 왜? 여기 계신 여러분들, 시민들이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게 중요하다. 우리 도시는 기득권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곤살레스의 공약 중에는 재산세 개혁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주택 소유자에 대한 재산세를 완전히 없애자는 론 드샌티스 주지사의 정책을 지지했다. 그는 또한 경찰력 증강과 허가∙면허 개혁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민 문제도 선거 기간 중 쟁점으로 대두됐다. 드샌티스하에서 주 67개 카운티의 모든 법집행기관이 이민세관단속국과 협력하고 있다. 히긴스는 마이애미 경찰이 연방 이민 당국과 협력하는 이 협정을 해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방 경찰이 이민 단속에 나서면 주민과 경찰 간 신뢰가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곤살레스 지지자들은 히긴스가 시장으로 당선되면 경찰 예산을 삭감할까 봐 우려를 표명했다.

팟캐스트 진행자인 알폰소와 모야는 누가 시장이 되든 5명의 시의원 중 최소 3명의 지지를 얻어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 시의원이 서로 다른 지역구를 대표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시장의 독단을 막고 정치적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공화당 롤란도 에스칼로나가 시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들은 “우리는 시의회와 협력하면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건축 허가 등 행정절차, 홍수, 주택을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이어 그들은 “우리의 유일한 우려는 이런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는 결국 하지 않는 정치인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다른 정치인들의 공개 지지와 더불어, 이번 시장 선거는 2026년 11월 중간선거의 지표로도 여겨졌다. 본지와 이야기한 모든 사람들은 마이애미가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시장 선거가 전국적 관심을 받을 만큼 성장했다는 데 동의했다.

새 시장의 임기는 새해 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