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90%, 관세 대응 위해 생산기지 미국으로 이전 계획”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 트레이드, 조사 보고서 “리쇼어링 가속”
미국 4월 관세수입은 전년동월대비 2배 증가한 163억 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을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신용보험사 알리안츠 트레이드가 20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 10곳 중 9곳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 또는 조달 활동을 미국 내로 이전하거나 미국 내 공급처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정부 구상으로 ‘전면적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미국 기업들의 반응을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공급망의 미국 본토 이전(re-shoring)”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안리츠는 “계획은 많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는 ▲공급업체 부족 ▲비용 상승 ▲노동력 부족이 꼽혔다.
특히 전체 응답 기업의 75% 이상은 “공급망의 복잡성·집중도·경쟁 문제”를 해외 생산의 주요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국내 공급망의 장점”을 재인식하게 만든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기업의 절반 이상(54%)은 4월 관세 인상 이후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조사(46%)보다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알리안츠 트레이드 최고경영자(CEO) 아일린 소머산 코키는 “4월 관세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다소 낙관적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과 분절화(fragmentation)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관세 대응을 위해 기업들이 다양한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고관세 항만을 회피하는 운송 경로 재설정, 저관세 국가에서의 대체 조달, 향후 관세 인상에 대비한 조기 수입, 환율 및 관세 리스크를 공급업체나 고객에게 분산하는 계약 재협상 등이 그것이다.
코키 CEO는 “기업들은 멈춰 서지 않는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지정학적 충격 등 연쇄적인 위기를 겪으며 회복탄력성을 키워왔고, 이제는 공급망 다변화, 물류 재배치, 가치사슬 내 리스크 분산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오늘날 무역 환경에서 성공의 열쇠는 ‘적응력’”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4월 미국의 관세 수입은 163억 달러(약 22조 원)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4월 한 달간 미국 정부의 예산 흑자는 2580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월 대비 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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