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왜 대미 관세전쟁서 물러섰나…”곳곳서 임금체불 항의”

노동절 연휴 전후로 공장 폐업·임금 체불 항의 잇따라
경제 위기 속 사회 불만 폭발 조짐
미국과 중국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짧은 회담 끝에 전격적으로 관세 관련 임시 합의에 도달했다.
“협상 불가”를 외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오던 베이징 당국이 빠르게 입장을 바꾼 데 대해 국제 사회는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그 배경에는 중국 전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노동자들의 시위와 항의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대중(對中) 고율관세가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자, 중국 공산당 정권이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선 지난 5·1 노동절 연휴를 전후로 다수 기업의 도산과 근로자 임금 체불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저장성 우전(烏鎮)에 위치한 ‘성디광뎬(生迪光電)’으로 알려진 전자부품 업체가 있다. 이 공장에선 연휴 직전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벌어졌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다수의 영상이 게시됐는데, 수백 명의 직원들이 공장 외곽과 우전 시청 앞에 몰려가 “임금 돌려달라”, “급여를 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현지 공안은 방폭 장비를 갖춘 경찰 병력을 대거 투입해 시위 진압에 나섰고, 일부 노동자들을 체포하기도 했다.
광둥성 선전(深圳)의 장난감 제조업체 ‘웨이리싱(偉力興)’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주문이 끊기자 이달 6일 갑작스럽게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약 400명의 근로자들이 잇달아 거리로 나와 미지급 임금을 요구하며 수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과 폐업, 이에 따른 대규모 실직 사태는 이제 중국 제조업 현장에서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 4월 기준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압박의 효과가 이제 막 현실화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진단한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트린 응우옌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위협이 베이징을 신속한 협상으로 몰고 갔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이미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 청년 실업률 급증, 소비 위축 등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관세로 인한 고통은 즉각적으로 나타나며, 특히 가장 취약한 계층에 타격이 크다”며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지금, 중공(중국 공산당)은 그 고통을 견딜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고통을 감내하는 것도 일종의 전략일 수 있지만, 현재 중국은 그 선택지를 감당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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