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궁지 몰린 수출기업에 내수 전환 유도…업계 ‘절레절레’

2025년 05월 08일 오후 1:58

미국-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시장을 잃은 중국의 많은 수출기업이 경영난에 처하게 되자, 중국 공산당은 ‘수출기업의 내수 전환’을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는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수출기업들이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인 단체 및 대형 마트, 유통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타오바오, 티몰, 메이퇀, 하이즈온라인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입점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방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 쇼핑몰에 ‘수출 상품 전시회’나 ‘해외 상품 전용 구역’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10% 할인을 제공 중이다.

수출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미 경쟁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내수 시장에 수출기업들이 진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한 수출업체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동안 말을 아꼈지만 이제는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매우 어리석은 정책이다. 미국에 팔던 제품을 내수로 돌리려면 가격을 대폭 할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진입조차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수출 제품은 양국의 경제 수준과 환율을 고려해 중국 유통 가격보다 높은 기준으로 만들어진다”며 “내수 시장 가격에는 도저히 맞출 수 없다. 일시적으로는 어찌해 볼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소비자들은 비싼 수출용 제품을 구매할 동기가 전혀 없다. 해외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수출용 제품이 중국 국내 시장에서 통할지도 의문”이라며 “내수 전환 정책은 수출업체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정부가 기업을) 돕는 척하는 시늉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수출업체 대표는 “내수 전환은 두 가지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내수 시장에서 가격 경쟁은 이미 극한에 달해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려는 수출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다른 하나는 서핑용품 등 일부 스포츠·여가 제품은 중국 국내 수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업체 대표도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가 안 되고 일부 제품은 국내 수요가 전혀 없는 것뿐만 아니라 수출기업은 브랜드 효과가 국내에서 약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약점”이라며 “수출기업의 내수 전환은 공포에 빠진 기업들을 달래기 위한 심리적 위안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들도 “중국은 이미 생산 과잉 상태”라며 “내수 시장에 진입하느니 차라리 다른 수출 시장을 찾는 게 그나마 성공 확률이 높겠지만 정부가 이미 내수 전환책을 결정해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도 내수 전환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내수가 잘 안 되는 것은 상품이 없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쓸 돈이 없어서인데, 수출 상품을 내수로 돌리는 게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가득 찬 세숫대야에 왜 물을 또 붓냐”는 뉴스 댓글도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타오바오나 핀둬둬에 수출업체들이 입점해 봐야, 가격 할인 경쟁만 벌이다가 얼마 못 가 줄줄이 문을 닫을 것”이라며 “수출을 해야 달러를 벌 수 있고, 달러가 있어야 중국이 경제적 힘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관세 협상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국에서는 수출기업들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과 중국 정부의 수출기업 내수 전환 정책에 관한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