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 관세 부과된 첫 중국발 컨테이너선, 美 LA항 도착…화물량 반토막

미국 정부의 대중 관세율 145% 발표 후 처음으로 해당 관세가 적용된 중국산 제품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도착했다.
항만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산 화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으며, 항만 물동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로스앤젤레스항 항만국장 진 세로카는 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고율 관세로 인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 화물량이 50% 이상 줄었다”며 “이번 주만 놓고 봐도 전년 동기 대비 화물량이 약 35% 감소했다”고 말했다.
세로카 국장은 이어 “이번에 입항한 선박들은 지난달부터 발효된 관세의 영향을 받은 첫 번째 물량을 싣고 온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높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초 5월 중 입항 예정이던 선박 80척 중 20%가 이미 취소됐으며, 6월 예정이던 선박 13척 역시 고객 요청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중국 전체 수출의 16.4%에 해당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회 수출 분량을 포함하면 중국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물류 업체인 플렉스포트의 최고경영자(CEO) 라이언 피터슨은 “일부 미국 소매업체들은 오히려 중국 내 창고에 상품을 보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고율 관세를 부담하는 것보다 현지 보관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터슨 CEO는 “수입 물량이 앞으로 최대 60%까지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컨테이너 수와 화물 도착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소매업협회(NRF)는 올해 하반기 미국 전체 수입량이 전년 대비 최소 2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중국발 수입의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도 중국산 수입 물량이 최대 75~8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발 물류 감소 흐름은 서부 항만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 항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의 마리오 코르데로 항만국장은 “이는 단순히 서부 해안의 이슈가 아니다”라며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 지역까지 모든 항만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LA항의 세로카 항만국장은 “앞으로 중국산 제품의 수입은 크게 줄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 매장 선반이 텅 비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폭은 지금보다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난 3월 미국 수입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 인상 계획을 ‘해방의 날’이라고 발표한 직후, 아직 항해 중이던 마지막 컨테이너선들이 순차적으로 미국 항구에 도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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