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휴전 합의 불발…“진전 있었지만 쟁점 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회담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내세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향후 후속 협상 가능성을 남겼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두 정상은 앵커리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약 3시간 동안 회담했다. 당초 1대1 회담 후 확대 회담이 예정됐으나, 시작 단계부터 3대3 회담으로 전환됐다.
미국 측에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포크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이 각각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활주로에 나와 직접 맞이했고, 양측 정상은 붉은 카펫 위에서 악수했다. 현장에는 알래스카 주지사와 주 상원의원들이 배석했다. 푸틴 전용기가 미국 영공에 진입하자 미군 스텔스 전투기 4대가 호위 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고, 여러 지점에서 합의했다”며 “완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몇 가지 큰 사안이 있지만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하지 못한 부분은 많지 않으며, 일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사안 하나는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곧 나토(NATO)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이번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가 2022년 당시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푸틴이 트럼프에게 정치적 선물을 제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푸틴은 또 미국이 러시아에 부과하기로 한 2차 제재(세컨더리 제재) 시행 시점을 재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됐던 확대 오찬 회담은 진행되지 않았고, 두 정상은 곧바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을 마쳤으며,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쟁점이 조율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3자 회담, 또는 일부 유럽 정상까지 포함한 다자 회담 형식으로 ‘종전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서방 주요국에선 이번 회담이 푸틴을 국제 무대에서 정당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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