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전직 캐나다 외교관 “중국공산당이 미-캐나다 이간질 공작 중”

2025년 05월 19일 오후 2:15

왕디 주캐나다 중국대사가 5월 11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CTV의 ‘퀘스천 피리어드’에 출연, 평소 있기 마련인 “정상적인” 차이는 제쳐두고 미국의 관세에 맞서 중국과 캐나다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리그는 이는 중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쐐기를 박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코브리그는 5월 15일 CTV 뉴스의 ‘파워 플레이’에 출연했다. 진행자 배시 카펠로스는 중국 대사관이 수년간 CTV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해 왔는데도 왕디 대사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메시지를 해당 매체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는지 물었다.

코브리그는 “간단히 말하자면, 중국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내 경제와 씨름하고 있고, 미국의 매우 높은 관세로 인해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인상했으며, 이에 베이징은 미국 상품에 125%의 세금으로 대응했다. 5월 12일, 두 나라는 90일간의 상호 관세 인하에 합의했으며, 미국은 관세율을 30%로, 중국은 10%로 낮추었다.

코브리그는 왕 대사의 CTV 인터뷰가 “중국과 미국 간의 훨씬 더 광범위한 전략적 경쟁과 심화되는 냉전의 맥락에서 이루어진 베이징의 계산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왕 대사는 캐나다를 미국으로부터 떼어내려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캠페인이다. 이것은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유럽에서도 중국의 대사들이 현지 정부에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CTV 인터뷰에서 왕 대사는 캐나다와 중국이 “정상적인” 차이를 넘어서 “우리의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차이점을 해결하면서 공통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월 23일 캐나다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베이징과 오타와가 함께 미국의 “괴롭힘”과 관세에 맞서야 하며, 워싱턴이 글로벌 무역 규칙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국가들을 규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질서 ‘다시 쓰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000일 이상 중국에 임의로 구금되었던 코브리그는 베이징의 요청에 부응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가 아니다. 왕 대사의 말은 친절하고, 미소는 따뜻하다. 그러나 중국의 행동은 궁극적으로 캐나다의 이익과 가치에 해롭다. 유럽에서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2018년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RCMP)이 미국의 범죄인 인도 영장에 따라 화웨이 임원 멍완저우를 체포한 이후 냉각되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며칠 후 코브리그와 캐나다인 동료 마이클 스파버를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두 사람 모두 이를 부인했으나, 멍이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허용되기까지 거의 3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코브리그는 중국공산당의 세계관, 이념, 그리고 목표에 기반해서 중국이 제기하는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험에 대해 대중이 알고 이해하는 것과 정부 내 전문가, 정보 분석가들, 그리고 민간 연구자와 학자들이 알고 이해하는 것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계속하려고 하는 일 중 하나는 그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캐나다, 유럽, 호주의 더 많은 사람이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국제 질서를 ‘다시 쓰기’를 원한다. 중국공산당은 동아시아를 지배하면서 지역 내 모든 국가가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중국의 허락을 받도록 하고 싶어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이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의 회원이 된 이후로 국제 체제를 약화시켜 왔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왜 우리가 미국과 불화를 겪고 있나? 왜 세계가 이렇게 무질서한가? 궁극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서방 강대국들이 구축한 체제가 균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 원인은 중국의 부상과 전략적 경쟁이다. 중국이 세계질서를 훼손하고 무임승차하며 다른 나라를 착취하고 있다. 중국이 문제의 근원이다.”

코브리그는 “중국은 궁극적으로 캐나다가 그동안 혜택을 받아온, 세계질서를 지탱하는 규칙과 규범의 체계를 제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대중(對中) 전략

새로 선출된 마크 카니 총리하의 연방 정부가 중국에 대한 캐나다의 외교 정책과 관련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자, 코브리그는 카니 정부가 “훨씬 더 가혹한 지정학적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브리그는 “중국이 지정학적 격변의 주요 동인이며, 따라서 우리는 범정부적 대중(對中)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 각 부처의 장관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중국이 우리 내부의 균열을 찾아 이용하려고 시도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카니는 중국이 캐나다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이며 “북극에 대해서도 위협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선거 보안 및 정보 위협 태스크포스의 관계자들은 연방 선거 시작과 함께 중국과 그 대리인들이 “노골적이고 은밀한 메커니즘을 총동원해서 선거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1월에 발표된 외국인 간섭 위원회(Foreign Interference Commission)의 최종 보고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중국이 캐나다를 겨냥해서 가장 활발하게 간섭하는 외국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캐나다에 화교들이 많이 살고 캐나다가 NATO 회원국으로서 미국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캐나다를 ‘최상위 표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브리그는 캐나다가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재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새 정부의 장관들 사이에서 ‘내가 중국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혹’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냉혹한 현실에 직면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주어진 여건하에서, 총리부터 시작해 고위 중국 관료들과 안정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외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가 생기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그런 경우가 종종 있겠지만, 우리는 적어도 외교적으로 그것들을 관리하고 중국이 더 해로운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

코브리그는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로 인한 위험을 분산시키려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일부 상품들은 여전히 거래할 수 있겠지만, ‘중국이 그 무역에서 궁극적으로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이 캐나다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핵심적인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을 지배하고, 중요 광물과 첨단 기술을 통제하길 원한다. 중국은 인공지능, 배터리,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 모든 부문에서 21세기 경제의 지배적 위치를 장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