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푸틴, 美·유럽의 ‘나토식 안보 보장’ 우크라 제공에 동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8월 17일(이하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월 15일 알래스카 평화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나토(NATO)의 집단방위 조항과 유사한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 종식을 위한 향후 합의의 일환이란 설명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CNN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미국이 사실상 나토 제5조와 유사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원하는 진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합의가 미국 측이 “러시아가 그 같은 사안에 동의하는 것을 처음으로 들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8월 17일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나토 제5조와 유사한 안보 보장을 제공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환영한다”며 “EU를 포함한 ‘의지 있는 국가들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은 그 몫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나토 헌장 제5조는 한 회원국이 ‘무력 공격의 피해자가 될 경우 나머지 모든 회원국은 이를 전체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격을 받은 동맹국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트코프 특사는 8월 15일 알래스카 정상회담의 일부 초기 합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강력한 안보 보장’에 합의했다고 전하며 이를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나토 제5조에 준하는 보호를 제공하는 데 합의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러시아 연방 법제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의) 다른 영토를 침탈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포함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최근 신호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 미국의 역할은 무엇이고 유럽의 역할은 무엇이며 EU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 우리의 주요 과제는 나토 제5조처럼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안보 보장을 확보하는 것이며, 우리는 EU 가입을 안보 보장의 일부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년 반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러시아의 즉각적인 휴전 동의를 끌어내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위트코프 특사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뒤 대통령이 평화 합의 확보 쪽으로 무게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 협정에 필요한 거의 모든 다른 쟁점들을 다뤘다”며 “최종 평화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러시아 측의 사고가 다소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ABC 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휴전이나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 휴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궁극적으로 평화 협정이 없고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분명히 말했듯이 후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후과를 피하는 방법은 더 나은 결과, 즉 평화와, 적대 행위의 종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새로운 대러 제재 부과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푸틴 대통령을 휴전에 동의하게 만들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을 끝내는 최선의 방법은 전면적 평화 협정을 통한 것”이라며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NBC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 그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우리의 능력은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양측 모두 “평화 협정 직전 단계에 있지 않다”며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잠재적인 합의 가능 영역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큰 이견들이 남아 있다. 그래서 합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루비오 장관은 “한쪽이 원하는 것을 전부 가져간다면 그것은 평화 협정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번 전쟁이 항복을 기반으로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피처스(Sunday Morning Features)’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매우 큰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가 평화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평화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바로 그러한 양보를 기꺼이 하려 했다는 사실”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내일 논의할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행정부 관리들이 8월 16일 여러 유럽 국가의 국가안보보좌관들과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문제를 협의했으며 향후 평화 협정 협상에서 러시아 측에 제시할 수 있는 협상 지점을 마련하기를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국경 획정, 군사 동맹,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등 여러 핵심 사안에 집중했다.
루비오 장관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월 18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유럽 정상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동석한다.
위트코프 특사는 “모두가 진전이 있었다는 데 동의한 것 같다”며 “아직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처음으로 우리는 그 길 위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핵심 쟁점은 일종의 영토 교환 문제인데 이는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결정에 달린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푸틴과의) 회담에서는 논의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월요일에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명확한 진전이 있기를, 그리고 그것이 조속히 평화 협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토 교환 문제는 “우크라이나 측이 미국에 요청한 사안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합의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를 존중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18일 열릴 회담을 이렇게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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