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트럼프 3자 회담 제안 환영…평화 전 대러 제재 유지”

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구상에 일제히 지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3자 정상회의 개최 제안에 동의하며 평화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가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정상회담 다음 날인 8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주요 정상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비록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즉각적인 휴전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모두 향후 협상을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핀란드의 알렉산데르 스투브 대통령,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 유럽이사회(EUCO) 의장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16일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구상을 환영했다.
성명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살상을 멈추고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끝내며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확고한 안보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젤렌스키 대통령, 푸틴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추가 협상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들은 또한 “국제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평화 합의가 이뤄질 까지 모스크바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젤렌스키, 워싱턴 회담 확정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8월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길고도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으며 유럽 정상들이 통화에 합류하기 전 1시간가량 단독 대화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가 러시아와의 3자 회담을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하며 유럽이 “모든 단계에서 미국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안보 보장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 회담에서 “살상과 전쟁 종식을 위한 모든 세부 사항”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 측의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참여에 대한 “긍정적 신호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정상과의 회담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보 보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NATO 가입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했다.
북유럽·발트 8개국의 지지
한편, 덴마크·에스토니아·핀란드·아이슬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발트 8개국(NB8) 정상들은 8월 16일 별도의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성명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려면 휴전이 필요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안보 보장이 필수”라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역량이나 타국과의 협력에 어떤 제한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유럽·발트 8개국 정상들은 워싱턴이 “안보 보장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살상을 계속하는 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모스크바 전쟁 경제에 대한 제재 강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푸틴, 진전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양측이 “많은 사안에서 합의에 도달했으며, 다만 ‘상당히 중요한 항목’ 한두 개가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공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제 진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무리할 차례고, 유럽 국가들도 이제 좀 관여해야 한다고 본다”고 트럼프는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도 알래스카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고 또 러시아와 미국 간의 실용적이고 비즈니스 중심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 정상 모두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고, 회담 세부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현재 4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당장 휴전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분쟁 종식을 외교 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으며 알래스카 회담에서 진전을 시사하긴 했지만 “합의가 있기 전까진, 진짜 합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도 유지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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