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정부, 미국 오가는 中항공사 러 상공 비행금지 추진

2025년 10월 10일 오전 8:10
중국동방항공의 여객기 | EPA /연합중국동방항공의 여객기 | EPA /연합

미국 항공사 역차별 해소 조치
러시아-우크라 전쟁 이후 불균형 심화 배경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오가는 중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 상공을 이용할 수 없는 미국 항공사들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미국 항공 업계의 오랜 요구를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교통부는 중국과 미국 항공사 간의 경쟁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 상공을 경유해 미국으로 향하는 노선을 운항하지만, 미국 항공사들은 러시아의 보복 조치로 해당 경로를 사용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비행시간과 연료비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해 왔다.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에 이번 명령에 대한 입장을 이틀 내로 회신하도록 요청했으며, 금지령은 이르면 11월부터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공정 경쟁 환경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3월, 러시아 항공사의 미국 상공 비행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 역시 미국 항공사의 자국 상공 비행을 금지하면서 미국 항공사들은 북극 항로 등 장거리 우회 경로를 이용해야 했다. 반면 중국 항공사들은 러시아와의 항공 협력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짧은 노선을 확보, 경쟁 우위를 누려왔다.

미국 항공 업계는 러시아 상공 비행 금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커 중국 직항 노선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호소해 왔다. 실제로 일부 항공사는 연료비 상승과 운항 시간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입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교통부는 지난해 중국 항공사들의 미국 왕복 항공편을 주당 50편까지 허용했지만,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운항 규모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방안이 실제로 발효될 경우 미중 항공 협정과 외교적 관계에도 새로운 긴장이 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