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월급 0~19만원”… 中 대학 취업박람회서 ‘초저임금 채용’ 논란

2025년 04월 30일 오전 11:47

“대졸 학력 모욕하냐” 비난 여론 일자, 학교 측 영상 삭제 압박도

중국의 한 대학이 개최한 취업박람회에서 월급이 고작 0~1000위안(약 20만원 이하)에 불과한 초저임금 일자리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해당 기업은 “인턴십”이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아무리 실습이라고 해도 이건 착취”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또한 해당 기업 관계자가 이 소식을 폭로한 블로거에게 영상 삭제를 요구한 사실까지 드러나 파장이 확산됐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중부 허난성 허난이공(理工)대학 봄철 취업박람회에 내걸린 월 0~1000위안이라는 채용 공고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공고는 ‘허난성 제3지질탐사원’이 발표한 것으로 허난성 행정기관 최저임금인 월 2100위안(약 41만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문제를 일으킨 기업은 허난성 정저우시에 위치한 국유기업으로 지질탐사 기술직 2명, 환경공정 기술직 2명, 측량공정 기술직 1명, 재무관리직 1명 등 총 6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채용 공고에는 이들 전원에게 지급될 급여가 “0K-1K/月(월 0~1000위안)”로 기재돼 있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소셜미디에서는 “실습비 수준도 안 되는 돈을 주고 대학 학력자를 채용하려 하나”, “이건 공공사업이 아니라 노동착취”, “채용은 핑계고 그냥 일자리 창출만 윗선에 보고하려는 전시행정”, “이 정도면 학력 모욕” 등 비판 댓글이 폭주했다.

한 현지 매체는 “이번 채용은 실습 또는 견습 과정의 일환”이라며 기업 측 해명을 보도했지만,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거의 무임금 노동”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사태가 확산되자 학교 측은 영상 삭제에 나섰다. 한 더우인(抖音·틱톡 중국판) 사용자에 따르면, 자신이 올린 영상이 주목을 받자 허난이공대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통화 녹음을 공개하며, 학교 측이 “급여 표시는 단순 인쇄 실수이며, 실제로는 5000~7000위안(약 98만~137만원)”이라 주장하며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사용자는 자신의 번호를 공개한 적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전화한 측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청년 취업난과 구조적 실업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노동 착취와 대학 당국의 책임 회피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허난성 당국이나 교육부 차원의 조치는 아직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