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U에 ‘소액 면세’ 중국발 수입품 46억건…2배 폭증
유럽연합(EU)은 테무, 셰인과 같은 전자상거래 소매업체가 EU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상품에 대한 세관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공정한 경쟁과 제품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각) 이번 방침은 모든 비EU 전자상거래 업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유럽 시장에서 급속히 성장한 중국 업체 테무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 쉬인이 주요 대상이라고 전했다.
테무와 쉬인은 중국산 초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외국 시장에 유통시켜 현지 업체들을 무너뜨리는 한편, EU 시장에서는 150유로(약 22만원) 이하 국제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으로 불공정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
정식 수입업체들은 EU의 관련법에 의거해 의류 등을 수입할 때 12%의 관세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유럽 위원회는 온라인 구매 물품 중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세관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정확한 대상 목록은 회원국과 협의해 정한다는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가 집계한 지난해 EU 수출 거래 기록 중 150유로 미만의 모든 수입품 91%가 중국에서 발송됐다. 또한 지난해 EU에 유입된 150유로 미만 저가 수입품은 총 46억 건으로 전년의 2배가 넘었다.
테무와 쉬인 같은 중국 업체들이 정식 수출입 절차를 거칠 경우 EU에 내야 할 엄청난 세금을 면제 혜택으로 피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 위원회는 조만간 발표할 정책 안내문 초안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되는 이러한 수입품의 급증은 긴급한 주의가 필요한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며 위조 제품, EU 규제를 지키지 않는 제품 등을 예로 들었다.
아울러, 폭증하는 저가 국제소포를 관리할 세관의 처리 능력 부재를 언급하면서, 150유로 면세 한도 폐지 등을 포함한 EU 세관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유럽 위원회는 현재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세관 개혁안을 준비 중이며, 전자 상거래 데이터허브 출범을 예정한 2028년 전까지 개혁을 완료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산주의 중국은 각국이 선의적으로 마련한 각종 혜택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며 이른바 국제사회의 질서를 흐리는 무역 관행으로 비판을 받아 왔다.
미국은 지난 2016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관세 면제 한도를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렸다. 그동안 개인 소비자들이 면세 한도를 이용해 해외 물품들을 직접 구매하기는 했지만, 테무와 쉬인처럼 수십억 건이 넘는 저가 상품을 상대국에 쏟아내는 업체가 등장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며, 이들 업체는 모두 중국 기업이다.
이에 미국은 전자상거래 소액 면세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800달러 미만 국제소포에 대한 관세 면제를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한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중국 기업들의 생산기지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을 주요 대상으로 삼은 조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정책 시행을 30일간 보류하기로 했으나 중국에 관해서는 24시간 내 협상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