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세, 모바일은 다소 부진
삼성전자가 2024년 2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 10조 4439억 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 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7월 31일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2.2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4조 68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44% 증가했다. 분기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70조 원대를 기록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매출 73조 7160억 원, 영업이익 8조 2288억 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긴 것은 2022년 3분기(10조 8천520억 원)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IT 시황 회복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모바일 부문 매출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 분야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2분기 매출 28조 5600억 원, 영업이익 6조 45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와 10.81% 증가한 수치다. DS 부문 매출만 보면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TSMC의 매출(6735억 1천만 타이완달러·약 28조 5천억 원)을 추월한 액수다. 메모리 반도체는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 회복세를 이끌었다.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 증가도 한몫 톡톡히 했다. DDR5, 서버 SSD,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특히 1b 나노 32Gb DDR5 기반의 128GB 제품 양산 판매를 통해 DDR5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했다.
시스템LSI 부문도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DDI 제품 공급 증가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 부문은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와 AI,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 증가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GAA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를 개발 및 배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2조 700억 원, 영업이익 2조 72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관련 모바일(MX) 부문은 2분기 매출 27조 3800억 원, 영업이익 2조 2300억 원으로, 신모델이 출시된 1분기와 비교해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이어진 탓이다. 그러나 갤럭시 S24 시리즈는 2분기와 상반기 출하량·매출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은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로 선진 시장에서 매출이 상승했다. 생활가전 부문은 에어컨 제품 매출 확대와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가 지속됐다.
하만(Harman) 부문은 매출 3조 6200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을 올렸다. 포터블과 TWS(무선이어폰) 중심의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매출 7조 6500억 원, 영업이익 1조 100억 원을 기록했고, 중소형 패널은 플래그십 제품 수요와 리지드 판매 기반 강화로 전분기에 비해 판매량이 증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투자액으로 12조 1000억 원을 지출했다. 이 중 반도체 부문 9조 9000억 원, 디스플레이 부문은 1조 8000억 원을 차지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 생산량 증대와 선단 공정 개발을 위한 투자가 집중됐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리더십을 유지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차세대 기술 개발과 선도적인 제품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