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위협 맞서 전략적 가치에 주목…러-우 전쟁도 영향
첨단 위성 네트워크를 통한, 세계 강대국들의 ‘우주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만도 자체적인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공산당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공산당에 대응하고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대만은 중국공산당의 우주 영향력 확대에 맞설 수 있는 자체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만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의 협력을 모색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중 우크라에 제공하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로 하는 등 일방적 행동을 보인 전력이 있는 점, 그가 운영하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중국 본토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어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에 대한 우려로 영국 회사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만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 국방안보연구소의 왕슈웬 연구원은 “대만은 아직 독자적으로 위성을 발사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런 이유에서 외국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려가 제기된 스페이스X가 아니라, 영국의 위성 통신망 기업인 원웹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스페이스X의 저궤도 통신위성 시스템이 비용 효율적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네트워크 안정성이 입증되면 스페이스X와의 협력을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의 무력 도발, 사이버 공격 등이 점차 빈번해짐에 따라 대만은 안정적인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공산당의 공격으로 인해 대만의 해저 통신 케이블이 파손되는 사건이 2017년 이후 약 30번이나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 통신 인프라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위성 네트워크 시스템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전략적 중요성
왕슈웬 연구원은 “대만이 자체적인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네트워크가 감지 능력 등 대만의 방어 메커니즘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활동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만의 통신 인프라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위성 네트워크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이는 유사시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정보전, 심리전에도 대처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슈웬 연구원은 상황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2026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위성 네트워크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만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프로젝트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