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기업이 제조한 장비”
“개인정보·기술 인프라 보호 위한 중요 단계”
미국 하원이 코로나 구호기금을 재조정해 농촌지역 통신망에서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교체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하원의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 특위)를 이끄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과 민주당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 등은 지난주 ‘네트워크 보호법’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화웨이·ZTE 통신장비 철거 및 교체 예산 부족분을 보충하고 미지급된 채 쌓인 코로나19 긴급구호자금 30억 8천만 달러를 화웨이와 ZTE 장비의 ‘철거 및 교체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2020년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의회가 통과시킨 중국산 통신장비 철거 및 교체 법안(Rip and Replace Program)에 따라 화웨이와 ZTE 장비 철거·교체 비용을 미국 전역의 소규모 통신 사업자에게 보상할 권한과 예산 19억 달러의 배정받은 바 있다.
이들 두 기업은 중국 공산당(중공)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FCC는 지난 2021년 화웨이와 ZTE를 국가안보 위협이 되는 기업 명단에 포함하고, 미국 기업이 연방 지원금으로 이들 업체의 장비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2022년에는 두 회사 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해 제재 수위를 높였다.
현재 미국 전역 통신망에는 약 2만4천 대의 중국산 장비가 설치돼, 현재 철거 및 교체에만 기존 예산 19억 달러에 추가로 30억 달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지방 소규모 통신회사는 철거·교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장비 교체는커녕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공동발의자인 애슐리 힌슨 의원은 “(미국의) 통신이 화웨이와 ZTE의 설비를 통해 이뤄질 경우 (정보가) 베이징의 서버로 다운로드된다”며 “(이 정보는) 중국 정부가 완전한 접근권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힌슨 의원은 또한 “중국의 기술은 미국 전역의 통신망에 내장되어 있어 중공이 미국인의 개인정보와 기밀 데이터에 백도어 접근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중공의 영향력 아래 있는 기업이 제조한 통신 장비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취약한 부품을 안전한 부품으로 교체하기 위한 노력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미국의 기술 인프라를 보호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민주당 크리시 훌라한 의원은 이 법안에 관해 “초당적 파트너들의 강력한 협력”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외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은 당파를 초월한 공통의 관심사라고 강조하며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정보통신 위협에 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앞서 7월 미국 정부기관 이메일 계정을 해킹한 중국 해커들이 국무부 이메일 6만 개를 훔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당시 힌슨 의원은 미국 감찰기관에 서한을 보내 통신시설 점검을 요구하면서 “연방정부 건물 내에 중국이나 중국 관련 조직이 제조한 통신 장비나 영상 감시 장비가 여전히 있다면 전원 플러그를 뽑고 벽에서 떼어내어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