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임명된 측근…반년 만에 면직
거듭된 측근 숙청에 ‘시진핑 고립’ 관측도
두 달 가까이 모습을 감췄던 중국 국방부장(장관) 리상푸가 해임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임 후에도 국무위원직을 유지해 의문을 남겼던 친강 전 외교부장은 국무위원직이 박탈됐다.
24일 중국 공산당(중공) 관영방송인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0~24일 6차 회의를 열고 리상푸를 국방부장에서 면직했다.
리상푸는 동시에 국무위원 및 중공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도 면직됐으나,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후임 국방부장 임명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CCTV는 이날 친강 전 외교부장도 국무위원에서 면직됐다고 전했다.
중공의 정치 시스템에서 관리들은 정무직과 당직을 겸직한다. 해임 시 정무직과 당직이 함께 면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중공 지도부는 친강을 정무직 중 외교부장직에서만 면직하고 국무위원과 당직인 중공 중앙위원회 위원은 그대로 유지하는 이례적 행태를 보였다.
리상푸는 올해 3월 국방부장에 취임했으며, 8월 말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 연설을 마지막으로 50여 일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는 이후 중앙 중앙정치국 단체 학습, 중공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기념일(10월 1일) 등 주요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낙마했다는 관측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최종적으로 해임이 확정된 것이다. 당국이 해임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공 정치권에서는 시진핑의 군수품 비리 연루 장교 숙청의 일환으로 함께 낙마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리상푸는 한국의 방위사업청에 해당되는 총장비부의 위성발사센터 주임으로 부임한 후 소장으로 진급하며 로켓 발사 및 관련 군수품을 총괄해 왔다.
2014년에는 총장비부 부부장을 거쳐, 2017년 중공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장에 임명되는 등 중공 인민해방군의 군수품 조달 총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한편, 친강은 지난해 12월 외교부장으로 임명된 후 올해 양회에서 국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러나 6월 ‘실종’됐고 7월에는 외교부장에서 물러났다.
중공의 행정부 격인 국무원은 핵심 수뇌부인 상무회의와 전체회의로 구성돼 있다. 상무회의는 총리와 부총리 4명, 국무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실각한 친강과 리상푸는 5명의 국무위원 중 2명이며 모두 시진핑의 측근이자, 시진핑에 의해 직접 발탁된 인물이자 고위직으로 임명된 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시진핑이 측근에 대한 의심에 사로잡혀 있으며 측근을 쫓아냄으로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