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 EEZ내 산호초 파괴…국제재판소에 제소 검토 중”

알드그라 프레들리
2023년 09월 25일 오후 5:54 업데이트: 2023년 09월 25일 오후 7:44

필리핀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산호초를 훼손한 혐의로 중국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필리핀 외교부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이로쿼이 암초의 환경 손상 정도에 대한 관련 기관의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테레시타 다자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도 가입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입각해 “(분쟁 해역에서) 국가들은 해양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연안국 국경으로부터 200해리 이내의 영역을 배타적경제수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쿼러이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주(州)에서 128해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다자 대변인은 2016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한 국제 중재 판정 결과를 언급하며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과 해역에 진입하는 국가들은 우리의 해양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메나르도 게바라 필리핀 송무차관 또한 필리핀 법무부가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이 같은 환경 파괴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정부의 이러한 주장이 허구라며 암초 파괴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필리핀이 진정으로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분쟁 해역에 좌초한 녹슨 필리핀 선박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13년에도 필리핀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내 영유권 분쟁에 대해 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한 바 있다. 이후 2016년 재판소는 중국의 해당 지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필리핀명 칼라얀) 제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된 필리핀 해군 함정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Jam Sta Rosa/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피해

이달 18일 필리핀 해양경비대는 중국의 불법 선박으로 인해 남중국해 이로쿼이 암초와 사비나 암초 인근 산호초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경비대에 따르면, 8~9월 사이에만 중국 선박 총 33척이 이로쿼이 암초에 정박하면서 암초의 산호초들을 캐냈다.

경비대가 광범위한 수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곳 해양 생태계는 최소한의 생명체 흔적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비대는 해당 지역의 산호초가 죽어 부서진 하얀 잔해만 가득한 모습을 찍은 실제 영상을 공개하며 “중국의 고의적이며 무차별적이고 파괴적인 어업 활동으로 해양 환경이 악화하고 파괴됐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대부분을 “분쟁의 여지가 없는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국제 재판소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준 2016년 판결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은 2023년 표준지도를 발표했다. 지도에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이 담겼다.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아홉 개의 직선인 남해 9단선 범위 내의 지역을 모두 중국 영토로 표시한 것이다.

필리핀은 즉각 다른 인접국들과 함께 “해당 지도는 필리핀 등 다른 주권 국가들의 영토와 해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했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