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체포 임박” 발언에 美 공화당 결집, 민주당은 비난

프랭크 팡
2023년 03월 21일 오후 4:36 업데이트: 2023년 03월 21일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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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검찰이 자신을 체포할 일이 임박했다고 주장, 지지자들에게 “미국을 되찾자”며 결집을 촉구한 가운데 미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각기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성명을 내고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자신을 뉴스에 계속 노출시키고 지지자들의 불만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렇다 해도) 자신의 위법 행위, 선거 불복, 폭동 선동의 책임으로부터 숨을 수 없다. 미국 법률 시스템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배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번 사건은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비판과 궤를 같이하는 모양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지미 고메즈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가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고메즈 하원의원은 “당시 반란을 선동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그것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우리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원 사법위원회 소속 에릭 스왈웰 민주당 하원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표는 그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보호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배심에서 증언할 것을 제안했다. 대배심은 정식 기소를 위해 진행하는 배심으로,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지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 합의금으로 13만 달러(한화 약 1억7000만원)를 지급하고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에 있다. 이번 사건을 맡은 맨해튼 지방검찰의 앨빈 브래그 지검장은 민주당 소속 인사다.

이에 맞서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브래그 지검장의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지칭,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완전히 결백하며 무고하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검찰이 불법 유출한 자료로 볼 때 자신이 21일에 체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 이미 거짓으로 드러난 옛날 전래동화에 근거해 자신을 기소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항의하고, 미국을 돌려받자”고 강조하며 글을 끝맺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낙선한 캐리 레이크 애리조나 주지사 공화당 후보|Justin Sullivan/Getty Images

공화당의 입장

반면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현 미 하원의장을 비롯, 많은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극단주의 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보복에 나서면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연방정부 예산을 사용하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 의원총회 의장 또한 “브래그 지검장과 같은 부패한 좌파 검찰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 우선주의 애국자들이 위대한 우리 공화국을 구하기 위해 평화적으로 조직하고 투표하는 헌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데에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친다는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앤디 빅스 하원 사법 및 감독위원회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일가의 사기꾼들보다 먼저 기소될 수 있는 상황임을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미국 사법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낙선한 캐리 레이크 애리조나 주지사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했다”며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명에는 “좌파의 침투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신이 주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지금은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침묵하는 다수가 포효해야 할 때다.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 부패한 정치의 공격을 받고 있는 모든 미국인과 함께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세 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 텍사스주에서 첫 선거 유세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