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창당 100주년 맞아 역사왜곡으로 공산당 미화…왜?

쉬젠(徐簡)
2021년 04월 25일 오후 9:15 업데이트: 2021년 04월 25일 오후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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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중국 공산당(중공)은 창당 100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중공이 자신에게 주는 ‘생일 선물’에는 새로이 왜곡된 당의 역사와 새로운 당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중국인을 고발할 수 있는 핫라인이 포함됐다.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베테랑 기고자인 헬렌 라일리는 지난 21일 미국 언론 ‘더 페더럴리스트’(The Federalist)에 기고한 글에서 시진핑이 왜 당 역사를 왜곡하려 하는지 분석했다.

그녀는 “중공의 행동은 (코로나19의 진짜 출처와 같은) 어떠한 국제 현안을 해결할 때 중공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각국에 일깨워줬다”라고 말했다.

이 글에 따르면 중공이 중국인에게 준 아픈 역사는 선혈로 쓰였으며, 권력 찬탈 이후의 ‘합법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공은 역사 왜곡을 통해 정치봉사를 해왔다.

인위적인 대기근을 ‘3년의 자연재해’로 몰아 톈안먼 대학살의 실상을 새로 쓰고, 2차 세계대전의 역사까지 고쳐 쓰며 스스로 항일전쟁을 이끌었다 주장해 국민당 정부의 쉽지 않았던 승리를 가로챘다.

중공 100주년의 새로운 거짓말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신판 ‘중국 공산당 약사(略史)’는 기근에 관한 대목과 (대기근의 원인이 되는) 1950년대 중공의 농업 집단화 운동을 삭제했으며 지식인들에게 가했던 가혹한 ‘반우파’(反右派) 운동도 삭제했다. 시진핑 집권 이후의 내용이 책의 4분의 1을 차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전 버전의 ‘당사’(黨史)는 마오쩌둥(毛澤東)이 “문화대혁명(1966~76년)을 일으킨 책임이 크다”, 마오쩌둥 시절 “당내 개인 전횡과 개인숭배 양상이 점차 커졌다”, 문화혁명은 중국 인민들에게 “심각한 재앙”이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최신판에서는 마오쩌둥에 대해 그 어떠한 비판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부정부패를 척결했다고 찬양했으며 10년 동안의 혼란을 마오쩌둥 시절의 수많은 “사회주의 건설에 대한 올바른 사상이 관철되지 않아 초래됐던 내란” 탓으로 돌렸다.

라일리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정권 탈환과 사실상의 혹은 상상 속의 정적 제거, 또 피비린내 나는 혁명을 통한 중국 사회 ‘정화’를 목적으로 했다는 증거를 대거 제시했다. 문화대혁명은 중화 문화, 중국 경제 및 중국 사회 구조를 대규모로 파괴해 2천만 명이 넘는 불필요하고 비참한 죽음을 초래했다.

시진핑, 왜 당사를 왜곡할까

그렇다면 중공은 왜 마오쩌둥의 죄악을 감추고 공공연히 문화혁명에 관한 거짓말을 만들어냈을까? 라일리는 그 답이 중공 현 지도자, 시진핑에게 있다고 봤다.

그녀는 “시진핑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야심 찬 독재자”라며 전면적인 부패 척결 운동으로 정치적 라이벌을 청산하고, ‘총대에서 나오는 정권’을 주장하며 군대를 장악했다는 점에서 그가 “여러 방면에서 직접적으로 마오쩌둥을 따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은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없애 외신들로부터 ‘모든 일의 주석’(Chairman of Everything)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더 나쁜 것은 시진핑이 당원뿐 아니라 모든 대중에게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을 요구하면서 국민을 감시, 검열하고 반대 인사들에 엄중한 탄압을 가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시진핑의 타이틀에는 ‘핵심’, ‘조타수’ 등 당시 마오쩌둥을 부르던 호칭들이 포함됐다. 시진핑의 초상화는 마오쩌둥 시절처럼 걸려있지 않은 곳이 없고, 시진핑의 연설은 전국에 배포되어 아이들에게까지도 필수과목이다.

라일리는 시진핑이 문화대혁명의 역사를 조작하고 문화대혁명에서 마오쩌둥의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이유는 자신의 합법성과 권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마오쩌둥에 대한 어떤 비판도 시진핑에게 적용된다. 그래서 아무도 그에게 도전하지 않도록 시진핑은 마오쩌둥을 완벽하고 흠잡을 데 없는 성자로 만들기로 했다”고 썼다.

또 시진핑으로서는 역사 왜곡으로도 역부족인 것 같다며 ‘그는 중국 인민이 과거를 잊고 이 새로운 당 역사에 세뇌되길 바란다. 중공 정부는 이미 당사 개정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을 고발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라일리는 ‘고발’ 역시 마오쩌둥 시대의 수법이라며 “문화대혁명이 중국인들을 모두 중공의 스파이로 만들었다. 부모와 자식 간, 부부간, 이웃 간에 서로 고발하도록 강요받는데 이런 방식은 중국인 간 신뢰의 고리를 무너뜨려 아직도 중국인들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고문은 아마도 시진핑과 중공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역사와 진리를 바꿀 수 있을 만큼 그들이 강력하다고 여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사실 역사는 바꿀 수 없는 법이고 중공의 역행은 중국 국민의 분노와 낙담만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중공의 국제적 평판만 더 손상시킬 뿐이다. 중공은 100주년을 넘기면서 불안정한 앞길을 맞이했다.

헬렌 라일리는 미국 콜로라도주 100주년 위원회(Centennial Institute) 이민정책연구원으로, ‘Red Meadow Advisors’의 책임자이자 작가다. 그녀는 어릴 적 중국에서 중공에 의해 주입된 ‘역사’가 어른이 돼서야 부모의 말을 통해 완전한 거짓임을 알게 돼 충격을 받았던 이야기를 발표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