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거액 광고 수익에 눈감은 메타, 중국발 사기 광고 ‘알면서도 방치’

2025년 12월 16일 오후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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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내부 문서로 입수해 보도…”메타, 수익 영향 우려해 미온 대응”
사기 광고 단속팀은 해체…회사 측 “저커버그 지시 때문은 아냐” 해명

미국 소셜미디어 대기업 메타가 거액의 광고 수익을 지키려 중국발 사기 광고로 인한 문제를 장기간 외면한 실태가 폭로됐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 시간) 메타 내부 문서를 인용한 장문의 특집 기사를 통해, 이 회사가 중국 광고 시장에서 발생하는 사기·불법 광고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매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대응 수위를 조절해 왔다고 보도했다.

중국발 사기 광고는 중국 공산당이 이중적 정책과도 관련 깊다.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외국계 소셜미디어 접속이 차단됐지만, 중국 기업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 해외 소비자를 상대로 광고하는 것은 허용돼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메타의 중국 광고 사업은 급성장해 2024년 광고 매출이 180억 달러(약 24조원)를 넘어섰고, 이는 메타 전체 광고 수익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이 불법 광고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메타는 중국 광고 수익의 약 19%에 해당하는 3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이 사기, 불법 도박, 음란물 등 금지된 광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이 문서는 지난해 12월 메타 내부에서 진행한 검토 결과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사기 광고 게재 혐의로 메타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자, 회사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다.

당시 메타 내부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 메타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사기·위반 광고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발원지’라는 평가도 나왔다.

피해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대만에서는 가짜 건강기능식품 구매 피해가 발생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투자 사기에 속아 평생 저축을 잃은 사례도 보고됐다. 메타 직원들은 2024년 4월 내부 보고서를 통해 “사기 방지에 의미 있는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에 대한 피해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타는 한때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2024년 중국발 사기 광고를 전담하는 사기 방지 조직을 신설하고, 중국 광고 출처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 결과 같은 해 하반기 문제 광고 비중을 19%에서 9%로 절반 이상 낮췄다.

그러나 이 조치는 오래가지 않았다. 내부 문서에는 2024년 말 “무결성 전략 전환”과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의 후속 검토 이후, 중국 광고 단속팀의 활동이 중단됐다는 기록이 담겨 있다.

이후 메타는 중국 전담 사기 방지 조직을 해체했고, 신규 중국 광고 대행사에 대한 접근 제한 조치도 해제했다. 효과가 입증된 추가 단속 방안들 역시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보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 성장의 상징인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지구가 스모그에 둘러싸인 모습. 중국의 경제력은 기존 국제질서에 변동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4.6.5 | AFP/연합

메타가 의뢰한 영국 컨설팅사 프로펠러피시는 보고서를 통해 “메타의 광고 집행 구조와 느슨한 계정 검증 방식이 중국 광고 시장에서 구조적인 사기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단계 광고 대행 구조와 사후 심사 위주의 관리 방식이 실제 광고주 신원 확인을 어렵게 만들고, 중국 정부 역시 해외를 겨냥한 불법 광고에 개입하지 않으면서 사기 행위가 거의 위험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속 완화 이후 불법 광고는 다시 증가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2025년 중반 기준 중국발 금지 광고 비중은 다시 약 16%까지 치솟았다. 메타 내부에서는 중국을 ‘세계 최대 사기 광고 수출국’으로 분류하며, 중국의 국경절 연휴 기간에는 중국 내 광고 인력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 메타 플랫폼의 사기 광고 비중이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도 관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중국 전담 사기 방지 조직은 애초 일시적 조치였으며, 저커버그가 조직 해체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최근 18개월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중국 파트너를 통한 광고 4600만 건을 차단·삭제했고, 사기 광고 확산은 글로벌 범죄 조직의 진화된 수법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는 메타가 내부 문서에 드러난 정책 전환 과정과 수익 우선 판단, 단속 중단의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광고 수익과 이용자 보호 사이에서 메타가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가 중국 광고 시장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로이터는 앞서 지난 6일에도 메타의 중국발 불법·사기 광고에 관한 기사를 낸 바 있다. 15일 기사는 탐사보도를 통해 더 심층적 면모를 추적했다. 특히 메타가 사기 대응 조직을 결성했다가 해체하게 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면서 사태의 책임이 최고경영자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메타에서 이번 기사에 관해 “저커버그가 조직 해체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