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값 사상 최고가…안전자산 선호 속 국내 금 투자 급증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놓여있는 금 상품. | 연합뉴스 국제 은(銀)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금값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5000달러에 근접했다.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금 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간) 미 동부시간 오전 기준 은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약 4% 상승한 온스당 1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이 101달러를 웃돌며 선·현물 가격이 나란히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금값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CO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98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5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고, 금 현물 가격도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그린란드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과 중동 정세 불안, 미국 재정적자 확대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달러화 약세와 맞물리며 귀금속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은의 경우 태양광·전기차 등 산업용 수요 증가와 구조적인 공급 제약이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 같은 국제 금·은 가격 급등은 국내 투자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최근 2조100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처음으로 2조 원대를 기록했다.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3월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약 10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국내 금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기준 순금 1돈(3.75g) 매입 가격은 최근 100만 원을 넘어섰으며, 금값 상승에 따라 은행권 골드바 판매 역시 크게 증가했다.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금과 은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귀금속 시장조사업체 메탈스 포커스의 필립 뉴먼 이사는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실물 시장의 유동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금과 은 가격은 계속 지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과거 급등 이후 급락 사례가 있었던 만큼, 귀금속 시장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금과 은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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