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銀), 미리 사두셨나요?”

불과 몇 주 전, 나는 “은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라”는 경고를 보냈다. 예상대로 최근 은값은 온스당 47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여러 은제품의 용해 가치(melt value)를 웃도는 수준이다. 나는 이 상황이 우려된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또 한 세대의 귀중한 은제품이 파괴되는 일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적 관점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나 비상사태를 대비해 집 어딘가에 은화 동전 몇 봉지는 보관해 두어야 한다.
동네 상인이라면 누구든 이런 은화를 시세대로 받아줄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종이화폐(그리고 디지털 화폐)가 무너질 때도, 은은 여전히 가치 있고 유용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솔직히 이렇게 고백한다. 나를 움직이는 진짜 이유는 아름다움이다. 은은 훌륭한 식탁의 핵심이다.
촛대, 식기류, 서빙 트레이, 접시, 커피포트 등—은으로 된 물건은 셀 수 없이 많다. 집 안에 은이 많아서 나쁠 일은 결코 없다.
은은 곧 문명이다. 은도금 제품도 아름답고 가격이 합리적이지만 진짜 은, 즉 순은이나 미국 주화 은(U.S. Coin Silver)이 훨씬 낫다.
가능할 때마다 이런 진품을 구입해 보유해야 한다. 묵직하고 진정성 있는 순은 포크와 스푼의 감촉과 품격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은으로 시작하는 결혼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아이는 비록 상징적인 의미일지라도 처음에는 ‘은수저’를 들어야 한다. 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자원이며, 우리 모두가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다.
내가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은을 사라”고 권한 이유는 시장의 모든 신호가 은값 상승을 예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온스당 39달러 수준이었고, 계산해 보면 온스당 43달러에 도달할 경우 중고 시장의 많은 은제품이 ‘사용가치’보다 ‘용해가치’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바로 이때 비극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은제품들이 그저 녹여 팔기 위한 목적으로만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심각한 경제 불안과 인플레이션 시기에 반복된다. 1980년, 사람들은 단순히 은값 때문에 귀중한 은제품을 사서 녹였다.
19세기 이전의 아름다운 예술품들이 ‘이윤’이라는 불길 속에 사라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중고 시장이 은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또 한 세대의 은제품이 제련소의 불길 속으로 사라졌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나서야 중고 은시장이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나는 최근 인플레이션 급등과 무분별한 판매자들, 그리고 새로운 은 투자 붐 조짐을 보며 사람들에게 다시 호소했다. 식기세트나 서빙 쟁반을 업그레이드하고, 은화 동전을 사두라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은값은 짧은 기간에 30%나 상승했다. 아마도 내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영리한 투자자들이 중고 은제품을 싹쓸이하며 제련소 불길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도덕적이고 문명화된 사회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제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다움보다 생존’을 선택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완전히 늦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앞으로 은값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현재의 경제 환경은 금과 은 등 귀금속 시장의 폭등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지금 그 경제 환경이란 무엇일까?
1. 불확실성(Uncertainty)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세계 정치가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으며, 조직적인 폭력과 예측 불가능한 무차별적 폭력이 뒤섞여 나타나고 있다. 공인들조차 요즘은 충분한 경호 없이는 공개석상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2. 경기 침체
워싱턴의 정권 교체로 경제 회복을 기대했던 사람도 많았지만, 역풍은 너무 거세다. 중산층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며,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이미 ‘경제적 기회가 도둑맞았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3. 제2의 인플레이션 물결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첫 번째 인플레이션의 여파에 이어, 우리는 지금 두 번째 물가 상승의 파고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25년 초 3개월 동안은 가격 압력이 다소 완화됐지만,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여기에 고용 시장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도 커지고 있다.
현재 달러 유동성은 2022년 팬데믹 완화 정책 정점 당시보다 더 많다. 이는 중앙은행이 지난 실책을 바로잡기보다, 오히려 다음 위기를 막기 위해 ‘쉬운 돈(easy money)’ 정책을 다시 가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모든 것은 중산층에게 나쁜 소식이다. 그러나 ‘똑똑한 자금(smart money)’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하다.
그 답은 역사적으로 명확하다 — 금, 은, 그리고 부동산이다.
여기에 더해, 암호화폐의 발전으로 비트코인과 4조 달러 규모의 디지털 자산 시장 역시 현명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시기에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안전한 피난처’로 몰려가며, 바로 이 자산들이 그 역할을 한다.
나는 은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은은 언제나 ‘서민의 화폐’, 즉 ‘국민의 돈(the people’s money)’이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미국 주화는 은으로 만들어졌다. 은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은 곧 자유와 독립을 주머니 속에 담고 있는 것과 같다.
1870년대, 미국의 농민과 노동자 계층은 금보다 은을 지지했다. 그들에게 금은 부자들의 금속이었고, 은은 자신들의 것이었다. 나 역시 금본위제(gold standard)를 지지하지만, 은에는 여전히 대중적이고 고귀한 품격이 있다. 그 오랜 역사와 변치 않는 아름다움은 물론, 은을 닦는 행위 자체가 인생의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
나의 아버지는 엄청난 은 수집가였다. 그의 죽음 이후, 형제와 함께 금고를 열었을 때 거대한 은 컬렉션을 발견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놀랄 일도 아니었다. 그는 자유의 가치를 깊이 믿는 사람이었고, 그 의미를 나에게도 전하려 애썼다.
집 안의 은제품들 또한 마찬가지다. 은 촛대, 식기류, 서빙 도구, 접시로 꾸며진 식탁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새 제품이든 중고든 상관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 곧 선물의 계절이 다가온다.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선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은은 미래를 위한 훌륭한 투자이기도 하다. 종이화폐의 시대와 끊이지 않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은은 늘 그 가치를 지켜왔다 —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가 바라는 단 한 가지는 이것이다.
단기 이익을 위해 또 한 세대의 귀중한 은 보물을 녹이지 말아 달라.
비록 그것이 다시 벌어질 일임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제프리 A. 터커는 브라운스톤연구소(Brownstone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대표로, 학술지와 대중 매체에 수천 편의 글을 발표했으며 다섯 개 언어로 된 10권의 저서를 출간한 작가입니다. 그의 최신 저서는 ‘자유인가, 봉쇄인가(Liberty or Lockdown)’입니다. 또한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저작을 엮은 ‘루트비히 폰 미제스 선집(The Best of Ludwig von Mises)’의 편집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경제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경제학·기술·사회철학·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강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email protected]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