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작년 중국 일대일로 투자 사상 최대…경제적 성과 제한적

2026년 01월 18일 오후 6:11
중국 일대일로 구상 | 홍콩 SCMP 캡처/연합뉴스중국 일대일로 구상 | 홍콩 SCMP 캡처/연합뉴스

미·중 갈등 속 개발도상국으로 확장, 에너지·자원 확보 총력 

중국의 대외 경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투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광물·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와 건설 계약이 급증했지만,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실질적으로 거두는 경제적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호주 그리피스대와 상하이 녹색금융개발센터의 공동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5년 중국 기업이 일대일로 참여국과 체결한 신규 투자 및 건설 계약 규모는 총 2천135억 달러(약 315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4% 증가한 수치로, 일대일로 추진 이래 연간 기준 최대 규모다.

계약 건수도 2024년 293건에서 지난해 350건으로 늘어났다. 중국의 투자 확대는 미국이 촉발한 국제질서 불확실성 속에서 개발도상국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중 무역·기술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외교 행보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점도 중국 투자 급증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는 대규모 가스 개발과 에너지 프로젝트에 집중됐다. 에너지 관련 사업 규모는 939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80억 달러는 풍력·태양광·폐기물 에너지화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투입됐다. 금속·광물 부문 투자도 32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특히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한 구리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콩고공화국의 대규모 가스 개발, 나이지리아 오기디그벤 가스 산업단지, 인도네시아 북칼리만탄 석유화학 단지 건설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조사에 참여한 연구진은 이러한 대형 사업들이 과거보다 규모와 복잡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개발도상국들이 중국 기업의 사업 수행 능력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투자 확대가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다수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수익성 부족과 정치적 불안, 채무 불이행, 현지 반중 정서 확산 등의 문제를 겪어 왔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 자금으로 추진된 인프라 사업이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며 구조조정이나 재협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규모 에너지·자원 개발 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어 글로벌 경기 둔화나 정세 불안 시 손실 위험이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국유기업과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사업 구조상, 재정적 부담이 중국 내부로 누적될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150여 개국을 일대일로 파트너로 두고 있으며, 누적 계약·투자 규모는 약 1조4천억 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일대일로가 단기적 수익 창출보다는 에너지·자원·공급망을 장악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장기 전략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 부담과 정치적 리스크도 함께 확대되고 있어, 중국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