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미국은 준비돼 있다” 트럼프, 이란 시위대 공개 지지

2026년 01월 12일 오전 5:42
2026년 1월 9일(현지시간) 이란 잔잔에서 벌어진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불타는 차량을 향해 사진을 찍고 있다. | Iranian state TV via AP/연합2026년 1월 9일(현지시간) 이란 잔잔에서 벌어진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불타는 차량을 향해 사진을 찍고 있다. | Iranian state TV via AP/연합

이란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1월 10일(이하 현지시간)로 14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유를 요구하는 이란 국민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 지도부와 국제사회 주요 정상들도 테헤란 보안 당국의 강경 진압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어쩌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며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란 정권이 전국적인 인터넷 차단 조치를 지속하는 가운데, 주요 도시 전역에 보안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정보 유통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인터넷 차단 조치로 인해 시위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확인은 물론, 진압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망자와 부상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도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있다.

미 행정부·의회, 이란 시위대에 연대 신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상대로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확대할 경우, 미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해 왔다.

그는 1월 9일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 업계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워싱턴이 이란 정국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대응이 지상군 투입을 수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이란 정권에 대해 “다른 고통스러운 방식”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거처럼 사람들을 살해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개입할 것이라는 점을 매우 강하게 밝혀왔다”며 “그들이 가장 아파하는 지점을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메시지를 확산시켰으며, 이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공유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글에서, “이란의 아야톨라 정권에 맞서 시위에 나선 이란 국민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권 지도부에 경고한다. 위대한 이란 국민을 향한 잔혹한 탄압은 결코 묵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Iran Great Again)”고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위대에 대한 지지의 상징이 되고 있다며,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이란 국민 편에 설 것을 당부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른 의원들도 잇따라 시위대 지지를 표명했다.

민주당 존 페터먼 상원의원은 “절박한 지도부가 인터넷을 차단한 상황에서도 이란 국민들은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란의 사악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더 강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 역시 이번 혼란 사태가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란 국민 편에 결집해야 할 ‘기회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은 용감한 이란 국민과 함께한다”며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 역시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며, 테헤란 당국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망자 수 증가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소 116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 7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1월 10일 기준으로 2638명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HRANA는 대부분의 사망자가 실탄이나 산탄총(펠릿 건) 사격에 의해 발생했으며, 상당수가 근거리에서 발포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HRANA에 따르면 시위는 이란 전역 31개 주, 185개 도시의 574개 지역에서 확인됐다. 다만 최근 며칠간 보고된 시위 건수가 감소한 것은 실제로 불안이 완화된 결과라기보다, 극심한 통신 제한으로 인해 정보 유입이 차단된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차단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시위는 테헤란, 시라즈, 자헤단 등 주요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대규모 집회 대신, 강화된 보안 병력을 피하기 위해 짧고 기동성 있는 소규모 집회 형태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도시에서는 감시 드론 투입과 보안 순찰 확대가 확인됐다는 보고도 나왔다.

HRANA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도 테헤란의 시위는 보안 병력의 밀집 배치와 현장 압박 강화에 대응해, 분산되고 단시간에 이뤄지는 유동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 또는 ‘무장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HRANA는 이러한 표현이 보다 강경한 탄압을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대, 정부 시설 방화

소셜미디어에 공유돼 유로뉴스가 독립적으로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1월 9일 저녁 테헤란 서쪽 카라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건물이 불에 타는 모습이 포착됐다.

온라인에는 이 밖에도 시위대가 테헤란 시내 여러 정부 시설에 불을 지르는 모습으로 보이는 영상들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피해 규모와 정확한 발생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시위대는 테헤란에 위치한 알라술 모스크에도 불을 질렀으며, 이란 국영 언론은 해당 영상 속 모스크가 실제로 불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모스크는 이슬람 정권의 상징적 시설로 알려져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으며, 이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메네이는 강경 진압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워싱턴이 이른바 ‘폭도들’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연이어 글을 게시하며, 시위대가 미국의 사주에 따라 폭력 행위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의 개입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 행동 촉구 확산

망명 중인 이란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1월 9일 성명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시위를 계속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교통과 에너지 등 핵심 산업 부문에서 전국적인 파업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란 보안군 구성원들에게 정권의 ‘탄압 기계’ 작동을 늦추고 방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계자유회의 공동 설립자인 이란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마시 알리네자드는 한 게시글에서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과 서방 정부에 실질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말로만 하는 지지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알리네자드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 보안 병력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과 함께 “자유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내 형제자매들이 가슴과 심장에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수백 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무장하지 않은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으로, 이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월 10일, 국제사회의 우려도 한층 확대됐다. 유럽 주요 정상들은 이란 당국의 시위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럽은 합법적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단호히 규탄한다며, 구금자들의 즉각적인 석방과 인터넷의 전면 복구를 촉구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다른 유럽 정상들과 함께 시위대 살해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란 당국에 폭력 사용 자제와 기본적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2025년 12월 말, 급격한 물가 상승과 이란 통화 가치 붕괴를 계기로 촉발됐으며, 최근 수년 사이 이슬람 공화국 체제에 맞선 가장 장기적이고 전국적인 도전으로 발전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