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2.50% 동결…성장률 전망은 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연합뉴스 “인하 기조 유지” 문구→“인하 가능성 열어둬”로 조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기존의 ‘금리 인하 기조 유지’ 표현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로 조정하며, 추가 인하 여부가 경제·금융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환율·부동산·가계대출 흐름이 불안정한 가운데, 금리 인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동결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 1470원대를 돌파하며 약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 24일 종가는 1477.1원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해외투자 증가가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진단하며 26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주택 시장과 가계대출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하며 4주 만에 반등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769조2738억 원으로, 이달 들어 2조6519억 원 증가해 10월 증가폭을 이미 넘어섰다.
한은은 대외 여건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시장 전망대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글로벌 달러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미국 대비 과도하게 낮아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0.9%에서 1.0%로, 내년 전망은 1.6%에서 1.8%로 높아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민간 소비 개선이 반영된 결과다. 2027년 성장률 전망은 1.9%로 처음 제시됐다.
일각에서는 성장률 전망 상향과 최근의 환율·부동산 지표를 근거로, 지난해 10월 시작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미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내년 경기 흐름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전망도 공존한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내년 하반기까지 1~2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여지가 있다”며 “성장률 개선이 상당 부분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어서 하반기에는 경기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성장·물가·금융안정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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