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육가공업체서 ‘폐사 돼지’ 무더기 발견…가격 폭락에 불법 유통 우려
중국 광둥성의 한 육가공 업체에서 폐사한 돼지를 노천에 쌓아둬 논란이 일었다. | 웨이보 화면 캡처 당국 “시장 유입 안 돼” 해명에도 온라인서 불신 확산
중국 전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병든 돼지, 폐사 돼지가 식품으로 유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광둥(廣東)성의 한 육류가공업체에서 대량의 죽은 돼지가 발견되자 당국이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온라인 여론은 “믿을 수 없다”며 들끓고 있다.
지난 26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광둥성 뤄딩(羅定)의 한 식품가공 공장 앞에 죽은 돼지 수십 마리가 쌓여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광둥웨광(粵光)육류가공(肉聯)식품유한공사’ 간판이 걸린 공장 입구 주변에 폐사 돼지들이 무더기로 쌓인 채 일부는 공장 안쪽까지 이어진 모습이 담겼다. 인근의 소형 운송 차량 한 대에도 죽은 돼지가 가득 실려 있었다.
영상 게시자는 “죽은 돼지를 다시 공장으로 가져와 가공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다음 날(27일) 뤄딩시 시장감독관리국과 농업농촌국 등 관계 기관은 현지 매체를 통해 “영상 속 장면이 실제 뤄딩시 수룽(素龍)진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맞지만, 해당 폐사 돼지들은 시장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당국의 설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왼손이 오른손을 조사해서 진실이 나오겠나”, “시장에 안 나갔다면 얼려서 내년에 먹을 건가”, “말린 육포로 만드는 것 아니냐”라며 냉소적인 댓글을 달았다.
여론의 차가운 반응은 지난 수년간 누적된 식품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을 보여준다. 중국에서는 수년째 ‘가짜식품’ 사건이 반복돼 왔다. 2008년 멜라민 분유 사건, 2013년 상하이 훙수이(宏翠) 육류회사의 ‘유통기한 지난 고기 재가공 사건’, 2020년 저장(浙江)성의 ‘썩은 닭고기 만두소’ 사건 등, 식품안전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강력 단속을 약속했지만 근본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광둥 ‘죽은 돼지’ 논란에서도 적잖은 중국인들이 “또 덮고 넘어가겠지”라고 반응하는 이유다. 일부 네티즌은 “중국의 식품안전 문제는 3일짜리 뉴스”라고 꼬집었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올해 하반기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 4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가격 급락으로 도축·가공업체들이 수익 압박을 받으면서 부적절한 처리나 불법 가공 행위가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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