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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中 공산당, 4중전회 한 주 앞… “장유샤 5개 발언, 軍 단톡방 확산”

2025년 10월 15일 오후 5:07
후진타오 전 총서기(좌),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중앙), 원자바오 전 총리(우) | 그래픽=에포크타임스후진타오 전 총서기(좌),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중앙), 원자바오 전 총리(우) | 그래픽=에포크타임스

중국공산당의 중요 회의인 4중전회를 약 한 주 앞두고 당내 권력 다툼과 관련한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진핑 측은 ‘분열 세력’을 경계하며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반(反)시진핑 진영은 정계 개편 여론 조성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복수의 중화권 관측통에 따르면, 시진핑은 최근 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 위원들에게 1 대 1 형식으로 개별 메시지를 보내 “당내 분열 세력을 경계하고, 당의 핵심인 자신을 수호하라”고 지시했다. 당 중앙 구성원 대부분이 시진핑을 지지하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측근 단속으로 평가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반시진핑 진영의 대표적 인사들 역시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군 실세인 장유샤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당 원로인 후진타오, 원자바오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일종의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될 선)’에 해당하는 5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5개 발언’이 인민해방군 군인들의 사적인 단체 채팅방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수성 나선 시진핑? “1대1로 중앙위원 접촉… 분열 세력 차단령”

시사 평론가 샤오쉐자(曉說家)는 최근 개인 방송을 통해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일치된 증언을 내놨다”며, 시진핑이 측근들을 통해 ‘총동원령’을 구두로 하달했다고 주장했다.

그 핵심 내용은 “당내에 분열을 꾀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으로, 곧 열릴 4중전회에서 중앙위원들이 반드시 ‘두 가지 확립’과 ‘두 가지 수호’를 분명히 하고 분열 세력과 단호히 투쟁하라는 지시였다.

‘두 가지 확립’은 시진핑을 당의 핵심 지도자로 확립하고,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과 국가 운영의 지도 이념으로 확립하는 것을 뜻하며, ‘두 가지 수호’는 시진핑의 권위와 위상을 수호하고, 당의 지도 체계를 강화해 분열을 방지하자는 내용이다.

즉, 두 가지 확립과 두 가지 수호는 중국공산당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현 지도자인 시진핑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샤오쉐자에 따르면 이번 지시는 반시진핑 세력의 중앙위원 회유를 막기 위한 예방책으로 보인다. 당 중앙은 중국공산당의 형식상 최고 의결기구다. 중요 결정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시진핑을 포함한 7인)가 내리며, 당 중앙 전체회의(중전회)는 이미 결정된 사항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절차에 가깝다.

그러나 당 중앙이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중국공산당에서 당 중앙의 결정 혹은 합의로 최고 지도자를 끌어내린 사례는 두 건 있다. 하나는 화궈펑(華國鋒) 총서기의 퇴임(1980~1981), 다른 하나는 후야오방(胡耀邦)의 사퇴(1987)다.

화궈펑은 마오쩌둥의 마지막 후계자로 최고 지도자에 올랐지만, 1978년 3중전회 이후 덩샤오핑 세력에 의해 중앙위원회 결정으로 낙마하며 권좌를 내줬다. 후야오방은 톈안먼 민주화 움직임을 방관했다는 이유로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물러난 바 있다.

현재 당 중앙 다수는 시진핑 측 인사로 채워져 있어, 이들의 표결만으로 시진핑을 퇴임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게 중화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시진핑은 자신의 통제력 범위 내에서 모든 변수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군부 인내심 한계점? 장유샤 5개 발언 루머는 어떤 내용인가

당 중앙이 시진핑의 철저한 통제하에 있다면, 군부는 상대적으로 그의 영향력이 약한 분야로 거론된다. 시진핑의 군 장악력에 관해서는 여러 견해가 나오지만, 군부 내 측근 다수가 낙마하면서 이전과 다른 양상이 포착된다는 점은 중국 관측통들이 동의하는 대목이다.

중국공산당에 비판적인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시진핑의 군 장악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중 한 명인 인민해방군 해군 중령 출신의 분석가 야오청(姚誠)은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늘 99% 확실한 뉴스를 들고 왔다”며 “장유샤의 5개 발언이 온라인에서 확산 중”이라고 주장했다.

인민해방군 서열 2위인 중앙군사위 부주석 장유샤는 올해 중순부터 시진핑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문에 휩싸인 인물이다.

야오청은 “요즘 온라인에 루머가 워낙 많아 처음엔 단순한 소문으로 여겼다”면서도 “(직접 접촉해 보니) 군 내부 반향이 크다. 군인들과 채팅하면 단체방 어디에서나 이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장유샤의 5개 발언’은 이달 초부터 일부 해외 중국 평론가들 사이에서 거론됐다. 후진타오 전 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 그리고 장유사가 베이징 서부 산지 지역 시산(西山)의 경비 삼엄한 별장에서 비밀 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장유샤가 “군의 인내심이 한계점”이라며 시진핑의 거취 및 긴급사태 대책을 다섯 가지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야오청이 소개한 장유샤의 5개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진핑의 완전한 퇴진 없으면 사태 통제 불가
“이번 4중전회에서 시진핑이 완전히, 깨끗하게 퇴진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원로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군의 충성은 당의 기반이지만 맹목적인 충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회의(4중전회)가 규칙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군 내부의 압박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여러분도 알고 계실 것이다. 사태가 통제 불능이 되면 결과는 뻔하다.”

▲ 왕양·후춘화 신변 위협설…군 내부 경고
“시진핑이 물러나지 않으면 왕양과 후춘화가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이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군 내부에서 포착된 신호다” “사태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면 그들(왕양·후춘화)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루머에 따르면 왕양과 후춘화는 원로 세력이 시진핑 후계자로 점찍은 인물들이다.

▲ 당내 갈등, 수면 위로…무력 충돌 가능성
“수면 아래에 있는 당내 투쟁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며 자칫하면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
“당내의 암투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이미 억누를 수 없는 수준이며, 공개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야오청에 따르면, 예비역 장성 류위안도 이에 동의하며 “2012년 보시라이·저우융캉 쿠데타 시도 때보다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대비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군 인내심 한계점…대비책 마련 촉구
“시진핑이 끝내 권력을 내놓지 않는다면, 나도 군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군의 레드라인이 어디까지인지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 선이 무너진다면 나 역시 어쩔 도리가 없다.”

▲권력 재편은 바꿀 수 없는 흐름
“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바위는 멈출 수 없다. 우리는 다만 방향을 바꿔보려 할 뿐,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야오청은 이러한 발언을 근거로 장유샤는 이미 권력 재편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시진핑이 이를 거부할 경우 군 내부의 분노가 폭발해 통제 불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에포크타임스 중문판 분석가들은 직접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 대화로 짐작할 때 후진타오는 제도 내 권력 이양을 선호하는 반면, 장유샤는 그것이 오히려 시진핑에게 반격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봤다. ‘권력은 총구에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향후 중국 정세가 무력을 쥔 군부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시진핑이 4중전회에서 건강상의 이유나 해외 순방 등을 이유로 불참하거나 소극적 참여를 보이고 이후 후속 조치 등을 통해 왕양이 총서기 대행으로, 후춘화가 총리로 임명되는 제안이 나올 경우, 장유샤를 주축으로 한 군부와 원로 세력이 권력 나누기에 성공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